저는 소화기내과 의사로서 대장암이 의심되어 센터(대장암센터)를 찾은 환자분들을 진료하고 내시경(소화기내시경센터)을 통해 환자의 암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생명이 가지는 신비로움을 공부해보고 싶어서 의사가 되고자 하였고, 현실적으로 생명에 대한 공부와 함께 아픈 사람을 치료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내과의사가 되었습니다.

소화기내과는 다양한 질환을 경험할 수 있고, 내시경을 통해 진단과 치료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서 선택하였습니다.

진료에 있어서는 위와 대장의 양성 및 악성 종양의 내시경 치료에 관심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위와 대장내시경을 통해서 여러 위장관 질환을 진단하고, 내시경으로 치료가 가능한 일부 종양성 질환에 대해서 치료 내시경을 하고 있습니다.

연구 분야에서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증가하고 있는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질환에 관심이 있어, 연구나 학회 활동을 관련된 분야에서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치료를 받고 상태가 좋아지거나 조기 위암이나 대장암을 완치 받고 기뻐하시는 환자들의 모습에 애착을 가집니다. 미국에 연수를 가서 1년 여간 실험실 생활을 하며 공동연구자의 일원으로 발표한 논문이 있는데, 그 자체가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저의 노력과 땀이 베어든 성과여서 애착을 가집니다.

내시경 검사를 하거나 외부 병원에서 검사를 하고 종양이 의심된다고 환자들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많이 불안해 하십니다. 그럴때는 암이나 걱정해야 할 종양이 아닌 것은 확실하게 답변을 드립니다.

환자분들은 아무런 증상 없이 검사에서 이상이 있다고 하면 그 순간부터 병자가 됩니다. 이 때 의료진의 지식과 경험에 따라 근거와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 해 줌으로써 근심을 덜어줄 수 있습니다.

전공의 시절 응급실 주치의를 할 때였습니다. IMF 시기여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많았습니다. 마침 말기 신부전 상태로 응급실에 오신 환자분이 계셨는데 그분 역시 경제적인 사정으로 치료를 포기하시겠다는 50대의 남자 가장이었습니다.

치료를 거부하시던 그분을 "포기할 단계가 아니다" 라고 잘 설득해서 치료를 받도록 했으며, 걱정하시던 경제적인 부분은 의료사회사업실과 연계해 치료에만 집중하실수 있도록 도움을 드렸습니다.

그렇게 한달정도 지난후 투석을 통해 건강이 호전된 상태로 퇴원하셨습니다.

10여년이 지났지만 그때의 기억이 나며, 그러한 하나 하나의 사연들이 힘들지만 제가 의사로서 살아나가는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모든 질병은 생기거나 진행된 상태에서 치료하는 것보다는 미리 예방하거나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금연, 적당한 운동과 체중 관리 등 흔히 이야기하는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시고, 정기적인 검진도 빠뜨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환자분들의 개개인을 치료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겠지만, 향후 의료나 의학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연구 결과를 얻어 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