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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왜 오셨나요?
먼저 일본의 간이식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는 99%이상이 생체 간이식을 하고 있습니다. 뇌사를 인정하지 않아 가족의 동의가 있더라도 뇌사자 장기이식은 불법이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2010년부터 뇌사를 정의하는 규정이 바뀌면서 가족의 승낙만으로 뇌사자의 장기 제공을 인정하는 <개정장기이식법>이 시행됐습니다. 현재 10곳 미만의 기관에서 뇌사자 장기기증 프로그램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 돗쿄대학병원 역시 생체 간이식만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뇌사자 간이식에 대해 배우고자 2010년 Mount Sinai Medical Center(NYC)에 Clinical Research fellow 로 방문했습니다. 그렇지만 연수를 마치고 돗쿄대학병원에 돌아간다해도 뇌사자 간이식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에 뇌사자 장기이식 기술은 당장은 소용이 없습니다. 저와 병원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생체 간 이식에 대해 깊이있는 지식을 쌓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Mount Sinai Medical Center 에서 저의 담당 교수 중 한 분이셨던 이현국 교수님(이화의료원)께서 서울대학교병원을 추천해주셨고, 운이 좋게도 10월 경 강연을 위해 방문한 김선회 교수님의 도움으로 2011년 3월부터 1년 과정으로 연수를 시작했습니다.
생체 간이식 성공 일본이 빨랐지만..
일본에서는 연간 500-600 케이스의 생체 간이식을 하고 있습니다. 생체 간이식은 한국보다 일본이 먼저 성공했고, 현재도 많은 병원에서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행 건수는 크게 늘거나 줄지 않고 현 상태를 유지하는 정도입니다. 생체부분간이식을 세계 최초로 성공한 교토대학병원의 경우도 2000년에 120 케이스 진행했지만 최근에는 6-70 케이스로 줄기도 했습니다. 반면 한국에서는 1994년 생체 간이식을 처음으로 시행한 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 연간 800 여 케이스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생체 간이식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의 경우 2002년에 장기를 기증한 사람이 사망한 경우가 있어 잠시 생체 간이식이 주춤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역시 2001년에 기증자가 사망했으며, 작년에도 1~2명 기증자가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기증자나 수혜자 모두 성공적으로 이식이 진행됐고 모두 건강합니다. 그것은 생체 간이식에 있어서 한국이 세계 최고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제가 서울대학교병원에 오게 된 것입니다.
세계가 놀란 6시간
한국에서 가장 놀랐던 점은 수술시간입니다. 제가 참관했던 간이식 수술에서 Skin to Skin(수술 개복 후 봉합하기까지의 수술의 전 과정) 이 6시간이 걸렸습니다. 돗쿄대학병원같은 경우는 간이식을 하려면 적어도 15시간이 걸립니다. 아침에 시작한다면 자정을 넘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일본의 타병원도 비슷합니다. 서울대학교병원에서는 2011년 간이식 1,000례 성공을 기념하며 해외 의료진을 초청했는데, 일본 뿐 아니라 유럽, 미국에서 온 많은 의료진들이 수술 기록을 듣고 깜짝 놀랐었습니다. 아마 세계 최단 기록이 아닐까요?
게다가 서울대학교병원의 환자들은 모두 성공적인 예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의료진의 열정, 수술 기술, 팀워크 등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할 부분입니다.
서울대학교병원처럼 월드클래스의 기관에서 연수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하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관계자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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