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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극복의 비법이 있을까요? 비법은 없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은 있습니다. 우선, 선풍기나 냉방기가 도움이 되지만 지혜롭게 사용해야 합니다. 머리 쪽으로 바람을 직접 받는 것은 건강에 해롭거나 위험합니다. 센 바람에 호흡이 방해를 받거나 찬바람이 안면신경이나 안구에 해롭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자는 중에 체온이 너무 떨어져서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미리 방안 공기를 시원하게 해 놓고 선풍기나 냉방기를 자기 전에 끄는 것이 좋습니다. 정 싫으면 바람의 방향이라도 발쪽으로 돌려야 합니다. 둘째, 냉커피, 냉홍차, 냉녹차, 콜라 등은 전혀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해롭습니다. 그 속에 든 카페인이라는 약물 성분이 잠이 들거나 깊은 잠을 자는 것을 방해합니다. 셋째, 더위를 덜 느끼는 데는 시원한 과일이 좋습니다. 그러나 수분 함량이 높은 과일은 자는 중에 소변을 보고 싶은 자극을 일으키므로 저녁 식사 후에는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열대야는 물러가라. 소주님 나가신다!"를 외치는 주당들께도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술은 전혀 도움이 안 됩니다. 오히려 위험합니다. 술은 기본적으로 약리작용이 있는 물질이며 그 기운을 빌려 잠이 들더라도 약 기운이 떨어지면 새벽잠을 설치게 됩니다. 목이 마르거나 오줌이 마려워서 깨기도 합니다. 술은 평소에 코를 안 골던 사람은 코를 골게, 심하게 골던 사람들은 가끔씩 숨도 안 쉬는 무호흡증에 걸리게 합니다. 술을 마시면 '더위 스트레스'로 인해 안 그래도 부담을 느끼고 있는 심장을 더 힘들게 합니다. 그냥 술에 골아 떨어져 잔다고 되는 일이 아닌 것이 다음 날 숙취로 머리가 아파 일을 못하면 그 일은 고스란히 본인의 '일 빚'으로 남습니다. 잠 욕심에 술과 수면제를 섞어 먹었다가는 재수 없으면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죽을 수도 있습니다. 잠 안 오는 밤을 '납량 특집류'의 영화나 비디오로 장식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귀신 나오는 영화를 보면 잠이 달아나 버립니다. 평소에 잠이 안 오면 무엇이든 보아야 잠이 든다는 사람들은 차라리 '고전 중의 고전'과 같은 지루한 영화를 보는 것이 낫습니다. 보고 있으면 졸음을 도저히 참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하는 일에 혼신의 힘을 쏟는 사람들은 더위를 잘 느끼지 못합니다. 더위를 느끼는 것은 상당히 주관적인 경험입니다. 남들이 “덥다, 덥다”하니까 덩달아 "나도 정말 더워 죽겠다" 할 것이 아니고 날씨가 덥더라도 내가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고 할 일을 하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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