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팀이 지난 2010년 말 경기도의 한 마을에서 야생멧돼지 고기를 먹은 뒤 오한과 근육통, 마미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51세 여성과 같은 증상을 호소한 마을주민 10여명을 조사한 결과, 모두 선모충증에 걸렸음을 밝혀내고 국제학술지인 대한의과학회지 (JMMS;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보고했습니다.

선모충은 회충의 일종으로, 주로 돼지고기를 덜 익힌 상태로 먹을 때 감염되는데, 멧돼지 외에 오소리, 개, 쥐 등에도 기생합니다. 조사결과 마을주민들은 지난해 말 사냥으로 잡은 멧돼지를 육회로 만들어 함께 나누어 먹은 뒤 기생충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선모충에 감염돼도 초기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감기와 복통 등과 비슷해 원인을 찾기 어려운데다 방치할 경우 근육통과 마비 등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실제 선모충증으로 처음 확진된 51세 여성의 경우 계속되는 오한과 근육통 등으로 인근병원을 찾았지만, 원인을 찾지 못하고 고통을 호소하다가 우리 병원으로 옮긴 후 각종 검사를 통해 멧돼지고기를 먹은 것이 원인임을 밝혀내 치료를 받았습니다.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는 “선모충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돼지고기 혹은 사냥한 야생동물을 섭취할 때 잘 익혀먹어야 한다”며 “이러한 고기를 날로 먹은 후 다른 원인 없이 열, 근육통, 복통, 얼굴의 붓기, 결막하 출혈 등이 발생할 경우 선모충증을 의심해볼 수 있으며, 즉시 인근병원의 전문의와 상담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