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에 밤잠을 설치는 탓에 김더위 씨는 출근하면 늘 피곤합니다. 더운 여름밤을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하다가, 적절한 운동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고 운동을 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건강과 숙면을 위해 매일 운동하기로 한 50세 김더위 씨. 막상 운동을 시작하니 몇 가지 고민이 생깁니다. 아침, 저녁은 그런대로 괜찮지만 낮 시간, 특히 실외에서 운동을 하기에는 너무 힘이 듭니다. 더군다나 당뇨와 고혈압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는 상황. 더위를 먹으면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주치의를 찾아갔습니다.“밤에 잠도 잘 자고 건강도 지킬 겸 운동을 시작했는데, 더위에 괜찮을까요?”주치의의 대답은 가능하면 더울 때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었습니다.“운동이 좋지 않다는 말인가요?”김더위 씨가 다시 묻자 주치의는“환경이 받쳐주지 않으면 운동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고 답하였습니다. |
연일 기온이 30도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이 같은 고온 환경에서 운동을 하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고온에서 운동을 할 때 가장 흔한 증상은 ‘피로’입니다. 더운 날 운동을 할 때 피로가 온다는 것은 흡수되는 수분과 염분의 양보다 배출되는 양이 더 많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급격한 땀 배출로 탈수현상이 생겨 심폐기능이 평소보다 빨리 저하됩니다. 그 결과 운동 수행능력이 저하되고 결국 피로가 빨리 오게 되지요. 운동 선수들이 더운 여름에 좋은 기록을 내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피로는 몸이 보내는 일종의 경고 신호입니다.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운동이나 활동을 계속하는 경우 열관련 질환이 발생합니다. 대표적인 열관련 질환으로는 열경련(heat cramps), 열탈진(heat exhaustion), 열사병(heat stroke) 등이 있습니다.
열경련은 발한으로 인해 염분이 과도하게 소실된 경우 발생합니다. 더운 날씨에 축구나 농구 등을 하다가 다리에 쥐가 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땀이 많이 나는데 맹물만 계속 마시며 운동을 하면 생기기 쉽습니다. 의식은 또렷하지만 피로감과 근육의 경련을 호소하게 되지요. 맹물 대신 소금기가 있는 물(또는 이온음료 : balanced salt drink)을 마시면 도움이 됩니다.
열탈진은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운동을 함으로써 땀으로 수분과 염분이 함께 소실될 때 발생합니다. 그 결과 몸의 혈액량이 줄어들어 저혈압성 쇼크와 비슷한 증상이 발생합니다. 즉, 의식은 있지만 피로감, 저혈압, 약하면서 빠른 맥박, 구역(오심) 및 구토 증상을 보이며 심한 경우 실신하기도 합니다. 피부가 건조하고 뜨겁지만 체온이 39도를 넘지는 않습니다. 치료를 위해서는 서늘한 곳에서 안정을 취하고 쇼크자세(하지를 상체보다 조금 더 위로 하는 자세)를 유지하고 이온음료를 섭취합니다. 만약 실신하여 의식이 없다면 생리식염수를 주사합니다.
열탈진이 진행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고온에 노출되면 중심체온이 높아지는 열사병에 이르게 됩니다. 이 경우 체온조절 기능이 마비되어 체온이 계속 상승합니다. 그 결과 체온이 41도 이상까지 오르고 땀도 나지 않으며 중추신경계 마비 증상도 나타납니다.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열사병 환자는 우선 찬물에 몸을 담가 체온을 39도까지 떨어뜨려야 합니다.
“더위에 약이 되는 운동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열관련 질환에 대해 무서운 설명을 들은 김더위 씨는 계획을 수정하기로 하고 주치의에게 조언을 구하였다. “우선 더운 날씨에는 실내 운동이 좋지만, 야외에서 하는 경우엔 열관련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아침, 저녁시간을 택하고 물통을 준비해 계속 수분을 섭취하셔야 합니다.” 주치의의 대답을 들은 김더위 씨는 당뇨와 고혈압을 앓고 있을 땐 어떤지 다시 물었다. 주치의는 “일반적인 열관련 질환 외에도 당뇨가 있는 경우에는 탈수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날씨가 무더울 때는 운동을 쉬는 게 좋지요.” 라고 답했다. |
열관련 질환 이외에도 더운 날 운동시 주의할 사항이 또 있습니다. 특히 고위험군 환자는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 당뇨 환자는 탈수가 되면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케톤증이라는 합병증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따라서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합니다. 더불어 운동시 저혈당에 빠지지 않도록 운동 전에 혈당을 120~180mg/dl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노인의 경우에도 쉽게 탈수가 와서 열관련 질환이 잘 발생하며 특히 열에 대한 인지가 잘 되지 않아 갑자기 실신하기도 합니다. 암환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암 치료과정에서 구토 및 설사를 겪고 있다면 탈수가 되기 쉬우므로 운동을 쉬거나 안전하게 해야 합니다.
그 외에 햇빛이 강할 때에는 눈 건강을 위해 반드시 선글라스를 써야 합니다. 자외선은 각막, 수정체뿐 아니라 눈 주위 연조직에도 영향을 주어, 눈이 쉽게 건조해집니다.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콘택트 렌즈를 끼고 있다 해도, 눈 주위의 구조물까지 보호해 주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모자를 쓰는 것도 눈 보호에 도움이 됩니다. 피부에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는 것처럼, 눈 건강을 위해 선글라스를 쓰는 것이지요. 또한 오전 10시~ 오후 2시에 자외선이 가장 강하므로 이 시간을 피하는 것도 눈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더운 날 운동을 할 때엔 규칙적으로, 수면과 휴식을 취하면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분과 야채도 충분히 섭취해야 합니다. 특히 야외에서 운동을 하는 경우 아침, 저녁 시간을 택하고 운동 중에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물통을 준비하기 바랍니다. 또한 눈 건강을 위해 선글라스나 모자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마지막으로 더운 날에는 ‘10분 운동, 5분 휴식’ 등 개인에게 맞게 운동과 휴식 시간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일 피로감이 느껴진다면 열관련 질환의 경고 신호이므로 운동을 중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극한 환경에서의 운동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최호천 | 가정의학과
전공분야 : 가정의학, 노인의학, 스포츠의학, 건강증진, 암치료 후 건강관리, 비만
가정의학 및 스포츠의학 전문의로 서울대학교병원 본원과 암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습니다. 환자 맞춤형 운동 처방을 통해 환자의 건강증진 뿐아니라, 몸소 운동을 실천하여 건강보디빌딩 생활체육 지도자와 보디빌딩 선수로 활동하는 [몸짱] 교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