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 건강소식

  • 웹진첫페이지로
  • 서울대학교병원 홈페이지(새창열기)
  • 서울대학교병원 유투브채널(새창열기)
  • 영화[6번째 날], 낭성 섬유종, 도대체 무슨 병인가요?
  • 김원곤 교수의 영화속 의학이야기 2012/08/15
  •  


    영화 ‘6번째 날(The sixth day)’은 2000년에 제작된 로저 스포티스우드 감독의 SF 스릴러 영화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까지 지낸 유명한 바디빌더 출신 영화배우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주인공을 맡은 작품입니다(사진 1). 이 영화는 작품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렸지만 당시 아놀드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흥행에서는 크게 성공했습니다.

     

    영화의 배경은 2015년으로, 복제기술의 발달로 생명체의 복제가 얼마든지 가능한 시대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인간의 완전한 복제까지 쉽게 가능하여 원한다면 자신이 복제된 사실조차 모를 정도로 감쪽같이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물론 2012년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영화의 각종 장면들이 불과 3년 후의 일들로, 너무 앞서간 느낌이 있지만 2000년 영화 개봉 당시의 영화적 상상으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설정으로 이해됩니다.  

    아무튼 2015년 리페트라는 회사는 복제기술을 이용하여 죽은 애완동물들을 똑 같이 복제해주는 영리 사업을 성황리에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만 인간복제만은 실제 수행할 기술은 있지만 이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법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시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회사의 야심찬 소유주 드러커사장과 복제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위어박사의 주도로 인간복제가 이미 은밀히 실시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사진 2). 위어박사는 표면적으로는 위어클리닉이라는 연구소를 통해 장기 복제를 통한 장기이식만을 한다고 주위를 속이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제목인 ‘6번째 날(The sixth day)’도 영화 처음에서 소개되는 성경 창세기의 구절 ‘신은 자신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셨습니다.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여섯 번째 날이니라.’에서처럼, 인간 복제를 성경상의 인간 창조의 날인 6번째 날에 비유한 데서 유래된 것입니다.   

     

    영화의 주인공 아담 깁슨(아놀드 슈왈제네거 분)은 파트너 행크 모건(마이클 래파포트 분)과 함께 관광용 전세 헬기를 운영하는 소규모 사업자로, 사랑하는 부인과 예쁜 딸과 함께 일상적인 하루하루에 만족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딸이 애지중지하는 애완견 올리버가 전염병으로 안락사당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사랑하는 딸을 위해 몰래 리페트 회사에 의뢰하여 올리버를 복제해 달라는 부인의 부탁에 복제 애완동물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아담은 결정을 망설이게 됩니다. 그렇지만 결국 리페트 회사를 방문해 보기로 하고, 마침 스노보드를 즐기기 위해 아담의 전세 헬기 서비스를 부탁한 드러커 사장 일행을 동료 행커에게 맡기고 리페트 회사로 갑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복제는 결정하지 못하고 딸이 좋아 할 인형만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집에는 이미 복제된 올리버가 있을 뿐 아니라 자기와 똑 같은 또 하나의 아담이 가족들과 함께 자신의 생일잔치를 즐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요?

     

    충격을 금치 못하고 차마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아담 앞에 갑자기 리페트 회사에서 보낸 요원들이 나타나 그를 살해하려 합니다. 아담은 우여곡절 끝에 그들의 추격을 간신히 뿌리치고 행커의 집으로 피신합니다. 그러나 자기와 똑 같은 복제 인간이 있다는 아담의 설명을 행커는 믿지 못합니다.  

     

    아담은 이런 행커를 데리고 자신의 복제품을 제거하려고 집으로 몰래 잠입하나 차마 실행에 옮기지 못합니다. 그런데 다시 행커 집으로 돌아 온 그들 앞에 트립이라는 복제반대주의 행동요원이 나타나 아담이 보는 앞에서 행커를 살해하고 맙니다. 그리고 트립은 죽기 전에 아담에게 충격적인 사실을 밝힙니다.

     

    즉 <자신이 이미 복제 사업 반대 운동을 위해 헬기 스노보드 관광에 나섰던 드러커 일행을 모두 죽였는데, 이를 안 위어 박사가 사고 은폐를 위해 드러커 뿐만 아니라 조종사인 행커까지 복제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담의 경우는 위어 박사가 그 헬기에 같이 동승하고 있었다고 오해하여 덩달아 복제한 것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비로소 자기 집에 나타난 복제 인간의 정체를 알게 된 아담은 위어 클리닉에 몰래 들어가 드디어 위어박사(로버트 듀발 분)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아담과 행커의 복제에 필요한 DNA는 드러커가 헬기에 탑승하기 전에 보안요원들이 신분확인을 구실로 아담과 행커에게 시행한 혈액 및 안구검사에서 얻은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사진 3).

     

     

     

    드러커(토니 골드윈 분)가 암살자들을 보내 아담을 죽이려고 한 것도 잘못 복제되어 인간복제의 증거가 되고 있는 한명을 없애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드러커는 이미 자신이 두 번이나 복제된 상태로 아담으로 인해 인간복제의 진상이 밝혀지면 당시의 법률상 그 어떤 권리를 가지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더욱 아담의 제거에 초조한 상태였습니다.            .

    위어박사는 자신이 초래한 일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아담에게 드러커의 복제 정보가 들어 있는 디스크와 함께 드러커의 부하들이 아담의 가족들을 인질로 잡기 위해 갔다는 정보를 그에게 알려 줍니다. 그리고 그 후 곧 위어 박사는 드러커와 복제에 대한 견해 차이로 그에게 살해당하고 맙니다.

     

    한편 가족을 구하기 위해 황급히 달려간 아담은 마침내 그의 복제인간과 조우하게 되나 그의 부인과 딸은 결국 인질로 잡히고 맙니다. 이제 아담은 그의 복제품과 함께 가족을 구하기 위해 다시 드러커의 본부로 들어가 드러커와 숙명적인 대면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이 영화의 대반전이 이루어진다. 아담을 만난 드러커는 이때까지 자신이 진짜 아담으로 알고 있던 그에게 사실은 그가 복제품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영화에서 아담의 복제가 이루어지는 순간부터는 관객들은 진짜 아담이 아니라 복제인간 아담의 시각에서 영화를 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쨌든 그 후 진짜 아담과 복제 아담은 함께 호흡을 맞추며 가족을 구해냅니다(사진 4). 그리고 최종적으로 드러커를 제거함과 동시에 그의 본부를 완전히 폭파시킵니다.

     

     

     

    영화는 진짜 아담이 복제 아담에게 아르헨티나에서 그의 전세 헬기 사업 지부를 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을 끝으로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이 영화는 인간복제의 문제점을 주제로 다루기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의학적 배경을 떠날 수 없는 작품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매우 생소한 이름의 병 하나가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등장하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위어박사는 자신이 개발한 인간복제 기술을 이용하여 수년전에 사망한 사랑하는 자신의 부인까지 복제를 한 것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애써 다시 살게 한 부인이 시름시름 앓으며 점점 상태가 악화되어 갔습니다. 영문을 알 수 없게 된 그는 검사를 의뢰했는데 부인이 '낭성 섬유종(cystic fibrosis)'이라는 불치병에 걸렸다는 놀라운 결과를 듣게 됩니다. 그러자 위어박사는 그 병은 어린아이 때 걸려 죽는 병으로 만일 그 병이라면 자기 부인이 지금까지 살아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제대로 믿지 못합니다.  

    그러나 결국 그는 드러커사장이 복제인간 중 중요인물들을 통제하기 위해 일부러 간암이나 낭종성 섬유종과 같은 치명적인 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복제 과정에서 함께 주입한 뒤 이를 협박 도구로 사용하려 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간암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그 반대로 낭종성 섬유종이라는 병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사실 이 병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의사들 중에서도 알고 있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병은 우리나라에는 아직 보고되지 않은 병이기 때문입니다.

         

    낭종성 섬유성은 유전성 질환으로 부계와 모계 양측에서 동시에 유전 인자를 받으면 발병됩니다. 한쪽에서만 유전 인자를 받으면 보균자로 남게 됩니다. 영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백인 인구 25명당 1명이 이 병의 유전 인자를 가지고 있다고 할 정도로 많은 병이나 아시아인들에게는 매우 드뭅니다.        

     

    이 병은 주로 폐와 췌장에서 증상을 일으킵니다. 폐에서는 제대로 뱉어 내기 힘든 매우 짙은 점액이 계속 생성되면서 기침, 가래, 천식, 호흡곤란, 폐렴 등의 각종 증상들을 끊임없이 일으키게 됩니다. 췌장에서는 점액성 분비물 형성으로 소화 장애, 영양 결핍 등의 증상이 흔히 동반됩니다.

     

    현재 이 병을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이 때문에 1960년대 이전까지는 이 병을 갖고 태어난 아이들은 대부분 수개월에서 기껏해야 수년간만 생존할 수 있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최근에는 많은 보조 치료법의 발전으로 많은 환자들이 30대까지 생존하고 있고 심지어 4-50대까지 비교적 건강한 삶을 누리고 있는 환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여전히 폐렴 등 각종 감염 증상으로 조기 사망하는 환자들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영화에서도 이런 배경 속에서 서양의 입장에서 일반 대중들이 보편적으로 무섭게 인식하고 있는 낭종성 섬유종이라는 병을 소재로 활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비단 낭종성 섬유종이라는 병뿐만 아니라 의학적으로 인종 간 또는 국가 간에 있어 질병의 분포 차이가 발견되는 경우는 흔한 일입니다. 여기에는 물론 낭종성 섬유종에서처럼 유전적 측면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지만 때로는 식이 습관 등 환경적 요인이나 심지어 의학적, 경제적 발전 상태까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나라 전국의 병원 흉부외과에서 보편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수술 중의 하나인 관상동맥우회수술의 경우도 불과 30년 전까지는 매우 보기 드문 수술 중 하나였습니다. 당시에는 인종적 차이 때문에 이 병 자체가 앞으로도 우리나라에는 많이 발병하지 않을 것으로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초창기에 외국에서 이 수술을 배우고 온 흉부외과 의사 중에서는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할 수술법을 배우고 왔다고 아쉬워하는 사람까지 생길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그간 진단법 등 각종 연관 분야의 발전으로 잠깐 사이에 이제는 흔히 보는 수술 중의 하나가 되고만 것입니다.

    또 과거 한때 우리나라에 결핵이 만연하고 있을 때는, 우리나라 사람이 선진국에 유학을 원할 때는 결핵이 없다는 엑스레이 사진 결과를 반드시 제출해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병이 줄어들면서 너무 사회적 관심에서 멀어져, 이것이 오히려 문제가 될 상황에 이러게까지 되었습니다.  

     

    이처럼 한때 없던 병이 생기기도 하고, 있던 병이 없어지기도 하듯이 유전적인 병조차도 언젠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변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첨단 SF 주제를 내세우며 서기 2000년에 만들어졌던 이 영화에서의 ‘낭종성 섬유종’에 대한 설정은 아련한 추억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일상생활 속의 추억과는 달리, 질병의 치료라는 측면에서 볼 때 전혀 아쉬울 것은 없을 것입니다.       

                                                                                          

     

  • 목록보기
건강소식 메뉴 및 컨텐츠
건강소식 컨텐츠
영화[6번째 날], 낭성 섬유종, 도대체 무슨 병인가요?
김원곤 교수의 영화속 의학이야기 2012/08/15

 


영화 ‘6번째 날(The sixth day)’은 2000년에 제작된 로저 스포티스우드 감독의 SF 스릴러 영화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까지 지낸 유명한 바디빌더 출신 영화배우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주인공을 맡은 작품입니다(사진 1). 이 영화는 작품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렸지만 당시 아놀드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흥행에서는 크게 성공했습니다.

 

영화의 배경은 2015년으로, 복제기술의 발달로 생명체의 복제가 얼마든지 가능한 시대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인간의 완전한 복제까지 쉽게 가능하여 원한다면 자신이 복제된 사실조차 모를 정도로 감쪽같이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물론 2012년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영화의 각종 장면들이 불과 3년 후의 일들로, 너무 앞서간 느낌이 있지만 2000년 영화 개봉 당시의 영화적 상상으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설정으로 이해됩니다.  

아무튼 2015년 리페트라는 회사는 복제기술을 이용하여 죽은 애완동물들을 똑 같이 복제해주는 영리 사업을 성황리에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만 인간복제만은 실제 수행할 기술은 있지만 이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법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시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회사의 야심찬 소유주 드러커사장과 복제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위어박사의 주도로 인간복제가 이미 은밀히 실시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사진 2). 위어박사는 표면적으로는 위어클리닉이라는 연구소를 통해 장기 복제를 통한 장기이식만을 한다고 주위를 속이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제목인 ‘6번째 날(The sixth day)’도 영화 처음에서 소개되는 성경 창세기의 구절 ‘신은 자신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셨습니다.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여섯 번째 날이니라.’에서처럼, 인간 복제를 성경상의 인간 창조의 날인 6번째 날에 비유한 데서 유래된 것입니다.   

 

영화의 주인공 아담 깁슨(아놀드 슈왈제네거 분)은 파트너 행크 모건(마이클 래파포트 분)과 함께 관광용 전세 헬기를 운영하는 소규모 사업자로, 사랑하는 부인과 예쁜 딸과 함께 일상적인 하루하루에 만족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딸이 애지중지하는 애완견 올리버가 전염병으로 안락사당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사랑하는 딸을 위해 몰래 리페트 회사에 의뢰하여 올리버를 복제해 달라는 부인의 부탁에 복제 애완동물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아담은 결정을 망설이게 됩니다. 그렇지만 결국 리페트 회사를 방문해 보기로 하고, 마침 스노보드를 즐기기 위해 아담의 전세 헬기 서비스를 부탁한 드러커 사장 일행을 동료 행커에게 맡기고 리페트 회사로 갑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복제는 결정하지 못하고 딸이 좋아 할 인형만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집에는 이미 복제된 올리버가 있을 뿐 아니라 자기와 똑 같은 또 하나의 아담이 가족들과 함께 자신의 생일잔치를 즐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요?

 

충격을 금치 못하고 차마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아담 앞에 갑자기 리페트 회사에서 보낸 요원들이 나타나 그를 살해하려 합니다. 아담은 우여곡절 끝에 그들의 추격을 간신히 뿌리치고 행커의 집으로 피신합니다. 그러나 자기와 똑 같은 복제 인간이 있다는 아담의 설명을 행커는 믿지 못합니다.  

 

아담은 이런 행커를 데리고 자신의 복제품을 제거하려고 집으로 몰래 잠입하나 차마 실행에 옮기지 못합니다. 그런데 다시 행커 집으로 돌아 온 그들 앞에 트립이라는 복제반대주의 행동요원이 나타나 아담이 보는 앞에서 행커를 살해하고 맙니다. 그리고 트립은 죽기 전에 아담에게 충격적인 사실을 밝힙니다.

 

즉 <자신이 이미 복제 사업 반대 운동을 위해 헬기 스노보드 관광에 나섰던 드러커 일행을 모두 죽였는데, 이를 안 위어 박사가 사고 은폐를 위해 드러커 뿐만 아니라 조종사인 행커까지 복제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담의 경우는 위어 박사가 그 헬기에 같이 동승하고 있었다고 오해하여 덩달아 복제한 것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비로소 자기 집에 나타난 복제 인간의 정체를 알게 된 아담은 위어 클리닉에 몰래 들어가 드디어 위어박사(로버트 듀발 분)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아담과 행커의 복제에 필요한 DNA는 드러커가 헬기에 탑승하기 전에 보안요원들이 신분확인을 구실로 아담과 행커에게 시행한 혈액 및 안구검사에서 얻은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사진 3).

 

 

 

드러커(토니 골드윈 분)가 암살자들을 보내 아담을 죽이려고 한 것도 잘못 복제되어 인간복제의 증거가 되고 있는 한명을 없애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드러커는 이미 자신이 두 번이나 복제된 상태로 아담으로 인해 인간복제의 진상이 밝혀지면 당시의 법률상 그 어떤 권리를 가지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더욱 아담의 제거에 초조한 상태였습니다.            .

위어박사는 자신이 초래한 일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아담에게 드러커의 복제 정보가 들어 있는 디스크와 함께 드러커의 부하들이 아담의 가족들을 인질로 잡기 위해 갔다는 정보를 그에게 알려 줍니다. 그리고 그 후 곧 위어 박사는 드러커와 복제에 대한 견해 차이로 그에게 살해당하고 맙니다.

 

한편 가족을 구하기 위해 황급히 달려간 아담은 마침내 그의 복제인간과 조우하게 되나 그의 부인과 딸은 결국 인질로 잡히고 맙니다. 이제 아담은 그의 복제품과 함께 가족을 구하기 위해 다시 드러커의 본부로 들어가 드러커와 숙명적인 대면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이 영화의 대반전이 이루어진다. 아담을 만난 드러커는 이때까지 자신이 진짜 아담으로 알고 있던 그에게 사실은 그가 복제품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영화에서 아담의 복제가 이루어지는 순간부터는 관객들은 진짜 아담이 아니라 복제인간 아담의 시각에서 영화를 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쨌든 그 후 진짜 아담과 복제 아담은 함께 호흡을 맞추며 가족을 구해냅니다(사진 4). 그리고 최종적으로 드러커를 제거함과 동시에 그의 본부를 완전히 폭파시킵니다.

 

 

 

영화는 진짜 아담이 복제 아담에게 아르헨티나에서 그의 전세 헬기 사업 지부를 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을 끝으로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이 영화는 인간복제의 문제점을 주제로 다루기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의학적 배경을 떠날 수 없는 작품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매우 생소한 이름의 병 하나가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등장하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위어박사는 자신이 개발한 인간복제 기술을 이용하여 수년전에 사망한 사랑하는 자신의 부인까지 복제를 한 것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애써 다시 살게 한 부인이 시름시름 앓으며 점점 상태가 악화되어 갔습니다. 영문을 알 수 없게 된 그는 검사를 의뢰했는데 부인이 '낭성 섬유종(cystic fibrosis)'이라는 불치병에 걸렸다는 놀라운 결과를 듣게 됩니다. 그러자 위어박사는 그 병은 어린아이 때 걸려 죽는 병으로 만일 그 병이라면 자기 부인이 지금까지 살아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제대로 믿지 못합니다.  

그러나 결국 그는 드러커사장이 복제인간 중 중요인물들을 통제하기 위해 일부러 간암이나 낭종성 섬유종과 같은 치명적인 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복제 과정에서 함께 주입한 뒤 이를 협박 도구로 사용하려 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간암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그 반대로 낭종성 섬유종이라는 병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사실 이 병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의사들 중에서도 알고 있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병은 우리나라에는 아직 보고되지 않은 병이기 때문입니다.

     

낭종성 섬유성은 유전성 질환으로 부계와 모계 양측에서 동시에 유전 인자를 받으면 발병됩니다. 한쪽에서만 유전 인자를 받으면 보균자로 남게 됩니다. 영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백인 인구 25명당 1명이 이 병의 유전 인자를 가지고 있다고 할 정도로 많은 병이나 아시아인들에게는 매우 드뭅니다.        

 

이 병은 주로 폐와 췌장에서 증상을 일으킵니다. 폐에서는 제대로 뱉어 내기 힘든 매우 짙은 점액이 계속 생성되면서 기침, 가래, 천식, 호흡곤란, 폐렴 등의 각종 증상들을 끊임없이 일으키게 됩니다. 췌장에서는 점액성 분비물 형성으로 소화 장애, 영양 결핍 등의 증상이 흔히 동반됩니다.

 

현재 이 병을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이 때문에 1960년대 이전까지는 이 병을 갖고 태어난 아이들은 대부분 수개월에서 기껏해야 수년간만 생존할 수 있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최근에는 많은 보조 치료법의 발전으로 많은 환자들이 30대까지 생존하고 있고 심지어 4-50대까지 비교적 건강한 삶을 누리고 있는 환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여전히 폐렴 등 각종 감염 증상으로 조기 사망하는 환자들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영화에서도 이런 배경 속에서 서양의 입장에서 일반 대중들이 보편적으로 무섭게 인식하고 있는 낭종성 섬유종이라는 병을 소재로 활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비단 낭종성 섬유종이라는 병뿐만 아니라 의학적으로 인종 간 또는 국가 간에 있어 질병의 분포 차이가 발견되는 경우는 흔한 일입니다. 여기에는 물론 낭종성 섬유종에서처럼 유전적 측면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지만 때로는 식이 습관 등 환경적 요인이나 심지어 의학적, 경제적 발전 상태까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나라 전국의 병원 흉부외과에서 보편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수술 중의 하나인 관상동맥우회수술의 경우도 불과 30년 전까지는 매우 보기 드문 수술 중 하나였습니다. 당시에는 인종적 차이 때문에 이 병 자체가 앞으로도 우리나라에는 많이 발병하지 않을 것으로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초창기에 외국에서 이 수술을 배우고 온 흉부외과 의사 중에서는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할 수술법을 배우고 왔다고 아쉬워하는 사람까지 생길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그간 진단법 등 각종 연관 분야의 발전으로 잠깐 사이에 이제는 흔히 보는 수술 중의 하나가 되고만 것입니다.

또 과거 한때 우리나라에 결핵이 만연하고 있을 때는, 우리나라 사람이 선진국에 유학을 원할 때는 결핵이 없다는 엑스레이 사진 결과를 반드시 제출해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병이 줄어들면서 너무 사회적 관심에서 멀어져, 이것이 오히려 문제가 될 상황에 이러게까지 되었습니다.  

 

이처럼 한때 없던 병이 생기기도 하고, 있던 병이 없어지기도 하듯이 유전적인 병조차도 언젠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변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첨단 SF 주제를 내세우며 서기 2000년에 만들어졌던 이 영화에서의 ‘낭종성 섬유종’에 대한 설정은 아련한 추억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일상생활 속의 추억과는 달리, 질병의 치료라는 측면에서 볼 때 전혀 아쉬울 것은 없을 것입니다.       

                                                                                      

 

인쇄하기
  • 진료안내 국번없이 1588-5700 건강검진 2072-3333 강남검진센터 02-2112-5500 copyright seoul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all rights reserved. 라이센스현황 블로그 운영원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