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뜨거운 회식 그리고 심심한 위로
- 이달의 건강정보 2012/12/24
‘우리 기분전환이나 할까’. 기분전환은 무거운 감성적 스트레스를 날려 버려 말랑말랑한 새 감성이 가볍게 내려 앉기를 바라며 우리네, 현대인들이 가장 즐겨 쓰는 스트레스 해소 테크닉입니다. 즐거운 회식을 위해 맛 집을 인터넷에서 열심히 찾고 재미난 영화 또는 뮤지컬 감상을 곁들이기도 합니다. 멋진 회식 기획자는 항상 조직에서 인기 짱이고 언제부터인가 리더들은 업무 추진 이상 회식을 어떻게 멋지게 할까 고민에 휩싸여 있습니다. 회식은 조직 관리에 있어 액세서리가 아닌 듯 합니다. 힐링이 대세인 요즘. 회식은 회사가 제공하는 위로의 힐링 서비스입니다.
회사란 뜻의 ‘company’의 어원을 보면 com (together, 함께) + pany (bread, 빵) 이니 우리말로 하면 ‘한 솥 밥 먹는 식구’라는 뜻입니다. 회사는 생존의 터전이고 생존의 동지끼리 모여 앉아 먹는 삼겹살에 소준 한 잔은 삶의 고뇌를 함께 위로하는 의식이었습니다. ‘우리 오늘 회식 한 번 할까’ 란 윗사람의 말 한 마디에 배도 마음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회식의 위로의 기능이 잘 작동되지 못하는 듯 합니다. ‘오늘 회식 할까’가 업무 스트레스로 느껴지기 일쑤입니다. ‘낮에 대주었으면 그만이지 밤까지’ 란 분노 감정마저 듭니다. 웃지 못한 일이 있으니, 한 회사에서 직무스트레스 설문지를 했더니 회식이 스트레스 요인 일등이라 이 사실을 인사 담당자가 CEO 에게 보고 했습니다. CEO 의 반응은 ‘아니 그렇게 많이 하는데도 부족해, 예산 추가 편성해 더 늘려’였다고 합니다.

‘선생님 몇 개월 잘 참았다가 요즘 또 폭주를 하고 말았어요’. 건장한 체격의 CEO 가 클리닉에서 울상입니다. 회식 때 잦은 폭음으로 간수치가 올라 입원까지 했었는데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모습에 답답해 합니다. 사업은 똑 부러지게 하는 남성미 넘치는 이 CEO, 사실 마음은 외롭기 그지 없습니다. 호탕한 듯 하지만 사람 만날 때 남은 웃기고 즐겁게 해주지만 정작 자기 마음은 텅 빈 듯 합니다. 그 텅 빈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술을 사용했던 것. 오래 살기 위한 건강에 대한 금주 경고 보단 현재의 마음의 통증을 먼저 해결해야 하는 것이 우리 감성입니다. 자신을 잘 위로해주지 않는 이상 아무리 세게 경고를 하고 아내가 잔소리를 해도 술은 끊기 어렵습니다.
배를 채우는 회식은 더 이상 위로가 되지 못합니다. 인생의 서글픔을 용서해주는 회식의 마법제, 술도 일시적 일뿐, 술이 깬 후 마음의 외로움은 더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한 잔 더하게 되고 거기에 몸은 망가집니다. ‘열심히 만 살면 행복할 것이라는 바이러스에 깊이 감염되어 스스로의 감성에너지를 다 소진시킨 좀비 같은 모습’을 피로사회란 책에선 현대인의 모습이라 했습니다. 니체가 ‘현대인의 문제는 깊은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는데 있다’ 고 했다는데 의미 있습니다. 기분전환이란 회식이 그 기능을 되찾기 위해서는 지루하고 심심한 위로의 기능을 다시 되살려야 합니다. 하루 십 분이라도 조용히 걸으며 사색하는 시간이 삶의 빠름에서 잠시 거리를 두게 하고 지친 내 감성에너지를 충전시킵니다. 지루한 고전 도서, 몸이 쑤시는 오래된 영화에 시간을 내어봅시다. 미치도록 도망치고픈 지루함 속에 알 수 없는 삶의 충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지루할 때 내 감성 시선이 외부에서 나의 내부로 향하게 되고 내 자신의 마음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마음챙김’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뜨거운 회식과 심심한 위로를 잘 칵테일 해가며 살아감이 빠름에 중독되어 탈진해 버린 우리 뇌를 당시 살아나게 합니다.
윤대현 | 정신건강의학과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입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전문의 과정을 마쳤습니다.
KBS <명작 스캔들>, <아침마당>,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EBS <60분 부모>등 다수의 TV 프로그램에 출연했습니다. 현재 KBS 라디오 <건강플러스 이충헌입니다><이금희의 사랑하기 좋은날>, MBC 에브리원 <베스트 닥터쇼>, CBS <김미화의 여러분> 에서 고정 패널을 맡고 있습니다.
저서로 [마음 아프지마], [나는 초콜릿과 이별 중이다](공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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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분전환이나 할까’. 기분전환은 무거운 감성적 스트레스를 날려 버려 말랑말랑한 새 감성이 가볍게 내려 앉기를 바라며 우리네, 현대인들이 가장 즐겨 쓰는 스트레스 해소 테크닉입니다. 즐거운 회식을 위해 맛 집을 인터넷에서 열심히 찾고 재미난 영화 또는 뮤지컬 감상을 곁들이기도 합니다. 멋진 회식 기획자는 항상 조직에서 인기 짱이고 언제부터인가 리더들은 업무 추진 이상 회식을 어떻게 멋지게 할까 고민에 휩싸여 있습니다. 회식은 조직 관리에 있어 액세서리가 아닌 듯 합니다. 힐링이 대세인 요즘. 회식은 회사가 제공하는 위로의 힐링 서비스입니다.
회사란 뜻의 ‘company’의 어원을 보면 com (together, 함께) + pany (bread, 빵) 이니 우리말로 하면 ‘한 솥 밥 먹는 식구’라는 뜻입니다. 회사는 생존의 터전이고 생존의 동지끼리 모여 앉아 먹는 삼겹살에 소준 한 잔은 삶의 고뇌를 함께 위로하는 의식이었습니다. ‘우리 오늘 회식 한 번 할까’ 란 윗사람의 말 한 마디에 배도 마음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회식의 위로의 기능이 잘 작동되지 못하는 듯 합니다. ‘오늘 회식 할까’가 업무 스트레스로 느껴지기 일쑤입니다. ‘낮에 대주었으면 그만이지 밤까지’ 란 분노 감정마저 듭니다. 웃지 못한 일이 있으니, 한 회사에서 직무스트레스 설문지를 했더니 회식이 스트레스 요인 일등이라 이 사실을 인사 담당자가 CEO 에게 보고 했습니다. CEO 의 반응은 ‘아니 그렇게 많이 하는데도 부족해, 예산 추가 편성해 더 늘려’였다고 합니다.

‘선생님 몇 개월 잘 참았다가 요즘 또 폭주를 하고 말았어요’. 건장한 체격의 CEO 가 클리닉에서 울상입니다. 회식 때 잦은 폭음으로 간수치가 올라 입원까지 했었는데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모습에 답답해 합니다. 사업은 똑 부러지게 하는 남성미 넘치는 이 CEO, 사실 마음은 외롭기 그지 없습니다. 호탕한 듯 하지만 사람 만날 때 남은 웃기고 즐겁게 해주지만 정작 자기 마음은 텅 빈 듯 합니다. 그 텅 빈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술을 사용했던 것. 오래 살기 위한 건강에 대한 금주 경고 보단 현재의 마음의 통증을 먼저 해결해야 하는 것이 우리 감성입니다. 자신을 잘 위로해주지 않는 이상 아무리 세게 경고를 하고 아내가 잔소리를 해도 술은 끊기 어렵습니다.
배를 채우는 회식은 더 이상 위로가 되지 못합니다. 인생의 서글픔을 용서해주는 회식의 마법제, 술도 일시적 일뿐, 술이 깬 후 마음의 외로움은 더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한 잔 더하게 되고 거기에 몸은 망가집니다. ‘열심히 만 살면 행복할 것이라는 바이러스에 깊이 감염되어 스스로의 감성에너지를 다 소진시킨 좀비 같은 모습’을 피로사회란 책에선 현대인의 모습이라 했습니다. 니체가 ‘현대인의 문제는 깊은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는데 있다’ 고 했다는데 의미 있습니다. 기분전환이란 회식이 그 기능을 되찾기 위해서는 지루하고 심심한 위로의 기능을 다시 되살려야 합니다. 하루 십 분이라도 조용히 걸으며 사색하는 시간이 삶의 빠름에서 잠시 거리를 두게 하고 지친 내 감성에너지를 충전시킵니다. 지루한 고전 도서, 몸이 쑤시는 오래된 영화에 시간을 내어봅시다. 미치도록 도망치고픈 지루함 속에 알 수 없는 삶의 충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지루할 때 내 감성 시선이 외부에서 나의 내부로 향하게 되고 내 자신의 마음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마음챙김’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뜨거운 회식과 심심한 위로를 잘 칵테일 해가며 살아감이 빠름에 중독되어 탈진해 버린 우리 뇌를 당시 살아나게 합니다.
윤대현 | 정신건강의학과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입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전문의 과정을 마쳤습니다.
KBS <명작 스캔들>, <아침마당>,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EBS <60분 부모>등 다수의 TV 프로그램에 출연했습니다. 현재 KBS 라디오 <건강플러스 이충헌입니다><이금희의 사랑하기 좋은날>, MBC 에브리원 <베스트 닥터쇼>, CBS <김미화의 여러분> 에서 고정 패널을 맡고 있습니다.
저서로 [마음 아프지마], [나는 초콜릿과 이별 중이다](공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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