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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리포맨]의 인공장기 잔혹사
  • 김원곤 교수의 영화속 의학이야기 2013/01/28

  • 리포맨(Repo man)은 마구엘 사포크닉 감독의 2010년 작품입니다(사진 1). 전형적인 SF 장르의 영화인 리포맨은 할리우드의 유명 시나리오 작가이자 소설가인 에릭 가르시아의 2009년 소설 ‘상품회수 맘보(Repossession Mambo)’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 소설은 영화 제작 후 영화 제명을 그대로 따 리포맨으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제작사 : Univ Pictures)  

    리포맨이라는 용어는 원래 소비자가 상품 대금을 미납하는 경우 그 상품을 다시 회수해 가는 직업적인 사람을 일컫는 영어 표현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당장 돈은 없으나 생명을 위해 인공장기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일단 인공장기 삽입 시술을 해주고, 만일 그 대금을 제때에 갚지 못하는 경우 인공장기를 다시 회수해 가는 사람들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 상품과는 달리 몸 안에 이미 삽입된 중요한 인공장기를 회수한다는 것은 곧 환자의 죽음을 의미하게 됩니다. 영화는 의료기술의 발달과 인공장기의 보편화와 함께 나타날 수 있는 이런 미래의 가상 상황을 관중들에게 보여 줌으로서, 어떤 첨단과학 발전도 이를 악용하는 경우 자칫 이처럼 끔찍한 일이 벌어 질 수 있음을 상기시켜 주고 있습니다. 

    영화의 무대는 2025년 유니온이라는 회사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이 회사는 아티포그(Artifog)라는 제품명으로 다양한 인공장기들을 개발한 뒤,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신용거래로 삽입 수술을 해 주고 있습니다. 다만 수술 후 3개월 이내에 그 대금을 갚지 못하면 회사 소속 리포맨들을 보내 가차 없이 당사자의 생명을 빼앗고 인공장기를 회수해 갑니다.    

    영화의 주인공 레미(주드 로 분)는 그의 단짝 친구 제이크(포레스트 휘태커 분)와 함께 회사에서 그 능력을 인정받는 유능한 리포맨입니다. 목표물이 발견되면 어떤 경우에도 실수 없이 인공장기를 회수해 간다는 뜻입니다. 레미와 제이커는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위한다는 명분하에 이런 잔인한 일들을 저지러면서도 마치 사냥감을 쫓는 사냥꾼처럼 이런 상황을 즐깁니다. 그들에게 리포맨의 직업은 일종의 게임과도 같은 것으로 환자들에 대한 존엄성이나 연민의 감정 따위는 찾아보기 힘듭니다(사진 2).


    그러나 이런 잔인한 일에 종사하는 레미를 지켜보는 그의 처는 레미에게 영업파트로 전직할 것을 간곡히 부탁합니다. 처와 아이를 바라보면서 마음이 동요된 레미는. 그의 능력을 높이 사 앞으로 풀타임으로 일할 것을 제의하는 사장에게 영업직으로 전출을 요청합니다. 그러나 레미의 이런 태도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제이크는 "직업은 직업일 뿐"이라고 말하며 리포맨 일을 계속하도록 레미를 부추깁니다. 그래도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레미가 고집을 굽히지 않자, 제이크는 마지막으로 대금이 밀린 한 음악가로부터 인공심장을 회수해 오라는 부탁을 레미에게 합니다. 그런데 레미는 음악가에게서 인공심장을 회수하기 위해 특수 기계 장치를 사용하는 도중, 그만 기계 오작동으로 그 자신이 심한 전기 충격을 입고 의식을 잃게 됩니다(사진 3). 
     


    얼마 후 병원에서 깨어난 레미는 자신의 가슴에 이식되어 있는 인공심장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습니다. 그가 입은 전기 쇼크로 심장이 회복 불가능하게 손상을 입어 인공심장 이식이 불가피하였다는 것입니다. 이제 레미 자신도 제때에 고가의 인공심장 비용을 갚지 못하면 그가 이때까지 수많은 환자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다른 리포맨이 그에게 나타나 태연히 그의 인공심장을 적출해 갈 지 모르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입니다.   

    이런 저런 과정을 거치면서 레미는 결국 부인과 이혼하고 혼자 사는 제이커와 함께 생활하게 됩니다. 제이커는 레미가 그의 인공장기 빚을 제때에 갚아 나갈 수 있도록, 가급적 리포맨 일거리를 많이 마련해 주어 많은 수당을 받을 수 있게끔 노력합니다.   

    그러나 그 자신이 인공심장을 시술받고 언제라도 리포맨의 공격대상이 될 수 있는 입장이 된 레미는 과거와는 달리 자기 앞에 놓인 인공장기 회수 대상자들에게 깊은 동병상린의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중에 베쓰(앨리스 브라가 분)라는 젊은 여자를 만납니다. 그녀는 간, 콩팥, 무릎 관절 등 온갖 인공장기들을 이식받고 기금은 리포맨의 추적 대상이 되고 있는 여자입니다.

    레미는 베쓰와 함께 공항을 통해 탈출하여 유니온 화사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나려고 시도를 하였으나 우여곡절 끝에 실패로 끝나고 맙니다. 결국 레미와 베쓰는 유니온 회시 본부로 들어 가 그들의 인공장기 시술 관련 기록을 제거함으로서 이런 구속의 굴레에서 영원히 벗어나고자 계획을 짭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 제이커의 제지를 받게 된 레미는, 그와 싸우던 도중 그만 제이커가 휘두르는 쇠막대기에 의식을 잃고 맙니다. 그런데 사실 이전에 음악가의 인공심장을 회수하려다 레미가 기계 오작동으로 의식을 잃었던 것도 리포맨 직업을 떠나려는 레미를 그 세계에 계속 머물게 하기 위해 제이카가 고의적으로 기계를 고장 내어  놓았던 것이었습니다. 그 이유야 어떻든 간에 레미로서는 절친한 친구에게 뒤통수를 맞은 셈입니다.

    아무튼 이번에도 얼마 후 의식을 되찾은 레미는 베쓰와 함께 유니온 회사 본부로 잠입하여 천신만고 끝에 본부 건물을 폭파시킴으로서 모든 인공장기 시술 관련 기록을 없애는데 성공합니다. 이 과정에서 제이커도 뒤늦게 마음을 바꾸어 레미를 도와줍니다. 그리고 그들은 승리를 자축하며 열대 해변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바로 이 장면이 이 영화에서 관객들을 위해 마련해 둔 반전이라면 반전입니다. 즉 레미가 제이크의 쇠막대기에 의식을 잃은 후에 다시 의식을 회복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이  때의 충격으로 식물인간 상태가 되었는데, 뒤늦게 양심의 가책을 느낀 제이커가 유니온 회사가 개발한 인공 신경망 시스템에 그의 뇌를 연결시켜 무의식속에서나마 행복한 꿈을 꿀 수 있도록 해 준 것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의식을 되찾은 후 레미가 유니온 회사 본부로 들어가 모든 자료들을 폭파시키고 열대 해변 휴양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일체가 식물인간 상태의 그와 연결된 인공 신경망 시스템에 의한 상상의 산물이었을 따름입니다. 

    영화는 레미를 고용하고 있던 사장이 이런 인공 신경망 시스템의 효과를 소비자들에게  선전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끝을 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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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인공장기라는 의학적 주제를 주요 소재로 펼쳐지는 영화 리포맨에서 정작 의학적 묘사는 레미 자신의 인공심장 이식수술 후 장면을 포함하여 인공장기 적출 장면들에 이르기까지 부정확한 곳이 한 두군데가 아닙니다(사진 4). 감독의 연출 솜씨도 크게 뛰어난 편은 아닙니다.    


    또 아무리 대금 미납 상품 회수를 명분으로 활동하는 리포맨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위해 사람 목숨을 그야말로 파리 목숨처럼 죽이고도 아무런 법적 제제를 받지 않는다는 설정은 지금으로부터 불과 10여년후인 2025년의 현실로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충격적이고 색다른 주제의 영향 때문인지 이 영화는 평론가들부터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의 전반적인 평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사실 인공장기가 앞으로 더욱 발달되어 그 성능과 안전성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단지 높은 비용 때문에 필요한 환자가 시술을 받지 못하게 된다면 그 좌절감은 매우 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실제 영화에서 주인공 레미가 시술받은 인공심장의 경우 억대를 호가하는 비싼 비용이 지금 현재에서도 국내 관련 수술의 활성화에 큰 제약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신용거래로 먼저 인공장기 수술을 해주어 생명을 건지게 해 준 다음, 차후 대금을 받아 간다는 영화의 설정은 매우 그럴듯한 작가의 상상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를 배경으로 리포맨들이 잔인한 행적을 펼친다던지, 레미 자신이 친구의 배신으로 인공심장 이식수술을 받고 오히려 리포맨의 추적 대상이 된다는 설정 등도 관객들에게 첨단 의학의 발전이 가져다 줄 수 있는 생명의 상품화 가능성에 경종을 울리는 역할을 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그 어떤 과학적 발전도 인간 본연의 도덕성이 함께 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더 큰 부메랑이 되어 우리들에게 비정하게 되돌아 올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몇 가지 세부적인 묘사의 결함에도 불구하고 그 주제의 개연성만으로도 한 번쯤은 봐 둘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입니다. 

     



     

    김원곤 | 흉부외과

     

    전공분야 : 정맥외과(하지정맥류), 다한증

     

    서울대학교 흉부외과 교수로 정맥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심혈관외과 분야의 전문가입니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불어, 스페인어 등 6개 국어에 능통한 '외국어의 달인' 이며 꾸준한 운동을 통해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몸짱' 교수이기도 합니다. 저서로는 <50대에 시작한 4개 외국어 도전기><흥미있는 심장병 치료의 역사>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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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포맨]의 인공장기 잔혹사
김원곤 교수의 영화속 의학이야기 2013/01/28


리포맨(Repo man)은 마구엘 사포크닉 감독의 2010년 작품입니다(사진 1). 전형적인 SF 장르의 영화인 리포맨은 할리우드의 유명 시나리오 작가이자 소설가인 에릭 가르시아의 2009년 소설 ‘상품회수 맘보(Repossession Mambo)’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 소설은 영화 제작 후 영화 제명을 그대로 따 리포맨으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제작사 : Univ Pictures)  

리포맨이라는 용어는 원래 소비자가 상품 대금을 미납하는 경우 그 상품을 다시 회수해 가는 직업적인 사람을 일컫는 영어 표현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당장 돈은 없으나 생명을 위해 인공장기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일단 인공장기 삽입 시술을 해주고, 만일 그 대금을 제때에 갚지 못하는 경우 인공장기를 다시 회수해 가는 사람들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 상품과는 달리 몸 안에 이미 삽입된 중요한 인공장기를 회수한다는 것은 곧 환자의 죽음을 의미하게 됩니다. 영화는 의료기술의 발달과 인공장기의 보편화와 함께 나타날 수 있는 이런 미래의 가상 상황을 관중들에게 보여 줌으로서, 어떤 첨단과학 발전도 이를 악용하는 경우 자칫 이처럼 끔찍한 일이 벌어 질 수 있음을 상기시켜 주고 있습니다. 

영화의 무대는 2025년 유니온이라는 회사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이 회사는 아티포그(Artifog)라는 제품명으로 다양한 인공장기들을 개발한 뒤,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신용거래로 삽입 수술을 해 주고 있습니다. 다만 수술 후 3개월 이내에 그 대금을 갚지 못하면 회사 소속 리포맨들을 보내 가차 없이 당사자의 생명을 빼앗고 인공장기를 회수해 갑니다.    

영화의 주인공 레미(주드 로 분)는 그의 단짝 친구 제이크(포레스트 휘태커 분)와 함께 회사에서 그 능력을 인정받는 유능한 리포맨입니다. 목표물이 발견되면 어떤 경우에도 실수 없이 인공장기를 회수해 간다는 뜻입니다. 레미와 제이커는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위한다는 명분하에 이런 잔인한 일들을 저지러면서도 마치 사냥감을 쫓는 사냥꾼처럼 이런 상황을 즐깁니다. 그들에게 리포맨의 직업은 일종의 게임과도 같은 것으로 환자들에 대한 존엄성이나 연민의 감정 따위는 찾아보기 힘듭니다(사진 2).


그러나 이런 잔인한 일에 종사하는 레미를 지켜보는 그의 처는 레미에게 영업파트로 전직할 것을 간곡히 부탁합니다. 처와 아이를 바라보면서 마음이 동요된 레미는. 그의 능력을 높이 사 앞으로 풀타임으로 일할 것을 제의하는 사장에게 영업직으로 전출을 요청합니다. 그러나 레미의 이런 태도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제이크는 "직업은 직업일 뿐"이라고 말하며 리포맨 일을 계속하도록 레미를 부추깁니다. 그래도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레미가 고집을 굽히지 않자, 제이크는 마지막으로 대금이 밀린 한 음악가로부터 인공심장을 회수해 오라는 부탁을 레미에게 합니다. 그런데 레미는 음악가에게서 인공심장을 회수하기 위해 특수 기계 장치를 사용하는 도중, 그만 기계 오작동으로 그 자신이 심한 전기 충격을 입고 의식을 잃게 됩니다(사진 3). 
 


얼마 후 병원에서 깨어난 레미는 자신의 가슴에 이식되어 있는 인공심장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습니다. 그가 입은 전기 쇼크로 심장이 회복 불가능하게 손상을 입어 인공심장 이식이 불가피하였다는 것입니다. 이제 레미 자신도 제때에 고가의 인공심장 비용을 갚지 못하면 그가 이때까지 수많은 환자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다른 리포맨이 그에게 나타나 태연히 그의 인공심장을 적출해 갈 지 모르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입니다.   

이런 저런 과정을 거치면서 레미는 결국 부인과 이혼하고 혼자 사는 제이커와 함께 생활하게 됩니다. 제이커는 레미가 그의 인공장기 빚을 제때에 갚아 나갈 수 있도록, 가급적 리포맨 일거리를 많이 마련해 주어 많은 수당을 받을 수 있게끔 노력합니다.   

그러나 그 자신이 인공심장을 시술받고 언제라도 리포맨의 공격대상이 될 수 있는 입장이 된 레미는 과거와는 달리 자기 앞에 놓인 인공장기 회수 대상자들에게 깊은 동병상린의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중에 베쓰(앨리스 브라가 분)라는 젊은 여자를 만납니다. 그녀는 간, 콩팥, 무릎 관절 등 온갖 인공장기들을 이식받고 기금은 리포맨의 추적 대상이 되고 있는 여자입니다.

레미는 베쓰와 함께 공항을 통해 탈출하여 유니온 화사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나려고 시도를 하였으나 우여곡절 끝에 실패로 끝나고 맙니다. 결국 레미와 베쓰는 유니온 회시 본부로 들어 가 그들의 인공장기 시술 관련 기록을 제거함으로서 이런 구속의 굴레에서 영원히 벗어나고자 계획을 짭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 제이커의 제지를 받게 된 레미는, 그와 싸우던 도중 그만 제이커가 휘두르는 쇠막대기에 의식을 잃고 맙니다. 그런데 사실 이전에 음악가의 인공심장을 회수하려다 레미가 기계 오작동으로 의식을 잃었던 것도 리포맨 직업을 떠나려는 레미를 그 세계에 계속 머물게 하기 위해 제이카가 고의적으로 기계를 고장 내어  놓았던 것이었습니다. 그 이유야 어떻든 간에 레미로서는 절친한 친구에게 뒤통수를 맞은 셈입니다.

아무튼 이번에도 얼마 후 의식을 되찾은 레미는 베쓰와 함께 유니온 회사 본부로 잠입하여 천신만고 끝에 본부 건물을 폭파시킴으로서 모든 인공장기 시술 관련 기록을 없애는데 성공합니다. 이 과정에서 제이커도 뒤늦게 마음을 바꾸어 레미를 도와줍니다. 그리고 그들은 승리를 자축하며 열대 해변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바로 이 장면이 이 영화에서 관객들을 위해 마련해 둔 반전이라면 반전입니다. 즉 레미가 제이크의 쇠막대기에 의식을 잃은 후에 다시 의식을 회복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이  때의 충격으로 식물인간 상태가 되었는데, 뒤늦게 양심의 가책을 느낀 제이커가 유니온 회사가 개발한 인공 신경망 시스템에 그의 뇌를 연결시켜 무의식속에서나마 행복한 꿈을 꿀 수 있도록 해 준 것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의식을 되찾은 후 레미가 유니온 회사 본부로 들어가 모든 자료들을 폭파시키고 열대 해변 휴양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일체가 식물인간 상태의 그와 연결된 인공 신경망 시스템에 의한 상상의 산물이었을 따름입니다. 

영화는 레미를 고용하고 있던 사장이 이런 인공 신경망 시스템의 효과를 소비자들에게  선전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끝을 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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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인공장기라는 의학적 주제를 주요 소재로 펼쳐지는 영화 리포맨에서 정작 의학적 묘사는 레미 자신의 인공심장 이식수술 후 장면을 포함하여 인공장기 적출 장면들에 이르기까지 부정확한 곳이 한 두군데가 아닙니다(사진 4). 감독의 연출 솜씨도 크게 뛰어난 편은 아닙니다.    


또 아무리 대금 미납 상품 회수를 명분으로 활동하는 리포맨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위해 사람 목숨을 그야말로 파리 목숨처럼 죽이고도 아무런 법적 제제를 받지 않는다는 설정은 지금으로부터 불과 10여년후인 2025년의 현실로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충격적이고 색다른 주제의 영향 때문인지 이 영화는 평론가들부터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의 전반적인 평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사실 인공장기가 앞으로 더욱 발달되어 그 성능과 안전성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단지 높은 비용 때문에 필요한 환자가 시술을 받지 못하게 된다면 그 좌절감은 매우 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실제 영화에서 주인공 레미가 시술받은 인공심장의 경우 억대를 호가하는 비싼 비용이 지금 현재에서도 국내 관련 수술의 활성화에 큰 제약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신용거래로 먼저 인공장기 수술을 해주어 생명을 건지게 해 준 다음, 차후 대금을 받아 간다는 영화의 설정은 매우 그럴듯한 작가의 상상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를 배경으로 리포맨들이 잔인한 행적을 펼친다던지, 레미 자신이 친구의 배신으로 인공심장 이식수술을 받고 오히려 리포맨의 추적 대상이 된다는 설정 등도 관객들에게 첨단 의학의 발전이 가져다 줄 수 있는 생명의 상품화 가능성에 경종을 울리는 역할을 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그 어떤 과학적 발전도 인간 본연의 도덕성이 함께 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더 큰 부메랑이 되어 우리들에게 비정하게 되돌아 올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몇 가지 세부적인 묘사의 결함에도 불구하고 그 주제의 개연성만으로도 한 번쯤은 봐 둘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입니다. 

 



 

김원곤 | 흉부외과

 

전공분야 : 정맥외과(하지정맥류), 다한증

 

서울대학교 흉부외과 교수로 정맥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심혈관외과 분야의 전문가입니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불어, 스페인어 등 6개 국어에 능통한 '외국어의 달인' 이며 꾸준한 운동을 통해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몸짱' 교수이기도 합니다. 저서로는 <50대에 시작한 4개 외국어 도전기><흥미있는 심장병 치료의 역사>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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