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블타켓(원명; Shooter)은 2007년 안톤 후쿠아 감독 작품으로, 스테판 헌터의 원작 소설 ‘충격점(Point of Impact)’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음모 스릴러 장르의 영화입니다(사진 1).
아프리카에서의 작전 중 실수로 동료를 잃은 전직 미해병 저격병 출신의 스웨거(마크 월버그 분)는 죄책감으로 산속 외딴집에서 은둔 중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대통령 경호에 관여하고 있다는 이삭 존슨 대령(대니 글로버 분)이라는 사람의 방문을 받게 됩니다. 그는 스웨거에게 최고의 장거리 저격수로서의 경험을 살려 대통령을 저격하려는 음모를 막아달라는 요청을 합니다. 존슨 대령이 전한 정보에 의하면 신원 미상의 저격수는 대통령이 방문하기로 되어 있는 3개 주요 도시 중의 한 곳을 이용하여 일반 경호 범위를 훨씬 넘어선 장거리에서 대통령을 저격을 할 예정이라고 하였습니다.
애국심에 호소하는 그의 설득에 어쩔 수없이 응하게 된 스웨거는 현장 답사 결과 장거리 저격수의 입장에서 필라델피아가 최적 장소라고 판단합니다. 그런데 존슨은 내친김에 스웨거에게 당일 대통령의 옥외 연설장에서 그의 전문성을 살려 저격수를 색출하는데 도움을 줄 것을 부탁합니다.
행사 당일, 스웨거와 함께 일하게 된 경호팀에는 존슨의 심복들 이외에도 지역 경찰관인 티몬이란 사람도 합류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대통령 연설이 시작되고 나서 어디선가 날라 온 저격수의 총탄은 대통령이 아니라 옆에 같이 서있던 에티오피아 대주교에게 적중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경관 티몬이 스웨거가 잠복하고 있던 방으로 들어와 그의 가슴에 총을 쏘았습니다.
사실 이 모든 것은 존슨 대령이 사전에 치밀하게 짠 음모로 그들의 실제 암살 목표는 대통령이 아니라 바로 에티오피아 대주교였던 것입니다. 이는 그들이 과거 유전 확보를 위해 에티오피아의 한 마을에서 저질렀던 양민 학살의 증거를 은폐하려는 시도였는데, 그들의 배후에는 부패한 현역 미상원의원 찰스 미첨(네드 베티 분)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스웨거를 대통령을 암살하려다 실수로 대주교를 죽이고 만 저격수 역할로 이용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들의 각본에 의하면 저격수 스웨거를 발견한 티몬 경관이 용감하게 그를 현장에서 사살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원하는 대로 대주교를 제거하는 동시에 모든 증거도 없앨 수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티몬의 총격으로 중상을 입은 스웨거가 간신히 현장을 탈출하는데 성공한 것이었습니다. 난감해진 존슨 대령은 일단 증거를 없애기 위해 먼저 티몬부터 제거한 뒤, 스웨거를 대통령 암살미수범으로 추적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스웨거는 심한 총상을 입고 도망가던 중에 길에서 조우하게 된 신참 FBI 요원인 닉 멤피스(마이클 페나 분)의 차를 빼앗아 탈출하는데 성공합니다. 그는 군생활 중에 배운 응급조치법으로 상처를 임시로 치료한 뒤, 아프리카 작전 중 사망한 그의 과거 탄착관측(spotter) 동료의 미망인이 살고 있는 사라 펜(케이트 마라 분)의 집까지 찾아 갑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녀의 도움으로 건강을 회복합니다.
한편 스웨거를 놓친 죄로 징계위기에 처한 멤피스는 암살 사건에 석연치 않은 여러 가지 점들을 발견하고 스웨거가 범인이 아니라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존슨 일당은 점점 그들의 애초 계획이 틀어지고 있는 것을 간파하고 자살을 위장하여 멤피스를 제거하려 합니다. 그러나 스웨거의 저격 솜씨로 멤피스의 납치범들은 모두 현장에서 사살되고 맙니다.
이제 스웨거와 멤피스는 힘을 합쳐 음모의 진상을 캐기 위해 나섭니다. 그리고 한 무기 전문가의 도움으로 대주교를 저격한 진짜 암살자를 찾는데 성공합니다. 그 암살자는 스웨거에게 모든 진상을 다 이야기해 준 뒤 스스로 자살합니다. 스웨거는 멤피스와 함께 곧 이어 들이 닥친 존슨의 용병들을 모두 처치하고 탈출하는데 성공합니다.
그러나 사라는 존슨의 심복에게 납치됩니다. 스웨거와 멤피스는 우여곡절 끝에 사라를 구하는데 성공하고 곧 FBI에 자수합니다. 그러나 진실 규명에 대한 스웨거의 희망은 미국 영토 밖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미국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법무장관의 설명에 좌절됩니다. 존슨 대령은 의기양양하게 비공개 회의장의 문을 나섭니다. 그러나 스웨거의 입장에 심정적으로 동조하고 있는 법무장관은 그에게 다가가 법으로 되지 않으면 행동으로 악을 응징할 수도 있다는 암시를 합니다.
그리고 얼마 후 상원의원 미첨의 별장에 모인 미첨과 존슨 대령, 그리고 그의 부하들은 모두 스웨거의 저격에 처참한 최후를 맞으며 쓰러지고 맙니다.
영화는 스웨거가 사라와 함께 차로 어딘가로 떠나는 장면으로 끝을 맺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장거리 저격수에 대한 세밀한 묘사 이외에도 흉부총상의 치료에 대한 매우 흥미로운 응급처치법들이 소개되고 있어 흥미를 더해 주고 있습니다. 이는 물론 원작 소설의 자세한 기술 때문이겠지만 영화에서 나름대로 이를 충실히 반영하려고 한 시도 역시 높이 살만합니다.

영화에서 총상을 입고 도망 중인 스웨거가 작은 슈퍼에 들러 소금, 설탕, 요리용 주입기, 물 몇 병을 사간 것을 알게 된 FBI 수사진 간부 한 명이 다른 것은 출혈로 인한 수액 보충을 위해 사간 것으로 생각되지만 설탕은 왜 샀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옵니다(사진 2). 그러자 멤피스가 설탕은 나폴레옹 전쟁과 같은 옛날 전쟁 때 항생제로 사용했으며 삼투압 원리로 작용한다는 설명을 하면서 그의 해박한 상식을 과시합니다(사진 3).

여기서 설탕의 항생제 효과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먼저 소금과 물을 이용한 수액 보충법에 대해 잠깐 언급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화에서 스웨거는 흉부 총상으로 인한 많은 출혈을 보충해 주기 위해 슈퍼에서 산 소금과 물로 수액을 만든 다음 요리용 주입기로 혈관주사 처럼 찔러 자신의 몸에 주입하는 장면이 나옵니다(사진 4).
그런데 이는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 한 일입니다. 우선 멸균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고, 혼자서 혈관을 통해 수액을 주입하는 것 또한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의료용 수액에서처럼 소금의 농도를 우리 몸에 맞춘 생리적 식염수를 만들기가 영화와 같은 상황에서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어쨌든 설탕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면, 사실 살균제로서 설탕을 사용한 것은 영화에서 언급한 나폴레옹 전쟁 훨씬 이전인 고대 이집트 때부터로 알려져 있습니다. 항생제가 발견된 것은 1928년 스코틀랜드의 약리학자 플레밍(Alexander Fleming'1881-1955)이 우연히 페니실린을 발견한 것으로부터 시작되니까 그 이전만 해도 상처에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세균 감염을 확실히 방지할 방법은 없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중에 고대 이집트인들이 경험을 통해 전쟁 부상으로 감염된 사람들에게 설탕이나 꿀을 이용하여 효과를 본 이후 오래 동안 항생제 역할을 해왔던 것입니다.
설탕이나 꿀이 세균을 죽이는 기전은 영화의 설명처럼 삼투압에 의한 것입니다. 즉 대부분 수분으로 이루어진 세균 외부를 높은 농도의 설탕이나 꿀로 덮어 싸줌으로서 삼투압 작용에 의해 세균 안의 수분을 밖으로 끌어내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세균을 말라 죽이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런 고대의 요법이 오늘날의 첨단 의료 현장에서도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항생제에 심한 내성을 가진 세균의 경우인데, 이때 설탕이나 꿀 성분을 이용한 제품으로 세균을 없앴다는 의학보고가 드물지만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영화에서 등장하는 흥미로운 의학 장면은 마취제로 아산화질소(nitrous oxide)를 사용하는 장면입니다. 이는 스웨거가 사라의 집에 도착한 후 그녀에게 상처 치료를 부탁하며 슈퍼이서 구입한 아산화질소를 스스로 흡입하며 마취 상태로 들어가는 장면에서 등장하고 있습니다(사진 5).
아산화질소는 흡입 시 마치 웃는 것과 같은 현상을 만들기 때문에 흔히 소기(笑氣)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는 물질입니다. 그리고 아산화질소는 본격적인 마취제가 발견되기 이전에 사용되던 클로로포름, 에테르 등의 초창기 마취제 중에서 아직까지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유일한 마취제이기도 합니다. 다만 그 효과가 강력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 주로 통증이 심하지 않은 가벼운 치과시술에 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영화에서 아산화질소를 슈퍼에서 구한다는 설정은 바로 이 아산화질소가 마취제로서 뿐만 아니라 요리에 사용되는 거품크리임(whipped cream)을 만드는 재료로도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영화에서는 거품크리임 제품으로 미국에서는 유명한 레디 휩(Reddy Whip)이라는 제품을 쉬웨거가 슈퍼에서 구하여 자신의 마취에 사용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레디 휩에 들어 있는 아산화질소의 양은 사람을 불과 30초 정도 약간 어지럽게 만들거나 기분이 몽롱하게 만드는 정도로 마취에 충분한 양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실제 아산화질소를 이용한 마취는 산소를 같이 투입하여야 하는 등 세밀한 조절이 필요하기 때문에 영화에서처럼 마취제로 이용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이를 연계시켜 아이디어를 짜낸 작가의 기발한 발상이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마지막으로 영화에서 스웨거는 스스로 아산화질소 마취를 하기 전 사라에게 상처 치료에 대해 구체적으로 부탁을 남기고 의식을 잃는 장면이 나옵니다(사진 6). 영화에서 사라는 간호대학을 들어가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사람으로 기술되고 있는데, 이런 배경을 가진 사람이 스웨거의 깊은 흉부총상을 제대로 치료할 수는 당연히 없지만 영화에서 이 정도의 설정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돕니다.
어차피 영화는 자유롭게 과학을 이용할 수 있으나 그 자체가 과학적 검증의 대상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수입/ 배급 CJ엔터테인먼트)
김원곤 | 흉부외과
전공분야 : 정맥외과(하지정맥류), 다한증
서울대학교 흉부외과 교수로 정맥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심혈관외과 분야의 전문가입니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불어, 스페인어 등 6개 국어에 능통한 [외국어의 달인] 이며, 꾸준한 운동을 통해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몸짱] 교수이기도 합니다. 저서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