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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똑같이 운동을 해도 왜 살이 안 빠지나요?
  • 최호천 교수의 운동이야기 2013/03/21
  • 요즘 한강 시민공원에 가보면 날씨가 많이 따뜻해져서 그런지 조깅, 자전거, 인라인 스케이트, 농구, 축구 같은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이 늘었습니다. 다들 운동이 보약(Exercise is Medicine)이라는 말을 알고 있기라도 한 걸까요? 열심히 운동하는 분들 모두 장수를 누릴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건강을 위해 주말마다 조기축구를 하던 ‘최장수’ 씨. 봄이 되니 먹는 양이 늘어, 금방 살이 쪘다. 주말축구로는 부족한 것 같아 매일 운동을 할 수 있는 헬스장을 다니기로 하였다. 마침 함께 조기축구를 하던 김서울 씨도 살을 빼기 위해 헬스를 시작한다고 했다. 170cm, 체중 80kg에 체형도 비슷한 두 사람은 누가 더 살을 많이 빼는지 비교하기로 하고 주치의와 상담 후에 운동량과 식사량을 처방 받았다.

    회사가 달라, 운동을 시작하고 한 달 만에야 만난 두 사람. 김서울 씨는 2kg을 감량해 78kg이 되었지만 최장수 씨는 79kg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최장수 씨는 김서울 씨의 운동량과 식사량을 똑같이 실천해 곧 따라잡겠다고 심기일전하였다. 하지만 한 달 뒤 다시 만난 결과, 김서울 씨는 77kg으로 또 1kg이 빠진 반면 최장수 씨는 여전히 79kg을 유지하고 있었다.

     


     

    왜 그럴까요?

    김서울 씨와 최장수 씨의 운동량, 식사량이 같다면,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요? 처음부터 키와 체중 같은 조건이 달랐던 것도 아닙니다. 물론 김서울 씨가 운동으로 다져진 다부진 체형의 80kg이었다면 감량 속도가 빠를 수도 있지만, 두 사람의 체형은 처음부터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김서울 씨와 최장수 씨처럼, 똑같이 운동을 시작했지만 누구는 체중 감량 속도가 빠르고 누구는 느린 경우가 있습니다.


     

    최장수 씨는 김서울 씨 모르게 혼자 주치의를 만나, 두 사람의 운동 및 영양 처방을 비교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주치의의 대답은 ‘똑 같은 운동량과 영양을 처방한 것이 맞다’는 것이었다. “그럴 리가 없어요. 두 달 간 똑같이 운동하고 먹는데 왜 저는 체중이 덜 빠지는 거죠?” 그러자 주치의는 반신반의하며 말했다. “아마 신체활동이 적거나 음식을 많이 드셨겠지요?”

    도저히 이해가 안 된 최장수 씨는 다음날 김서울 씨와 함께 상담 요청을 하였다. 주치의는 대화만으로는 이해가 불가능할 것 같아, 두 사람에게 ‘식사일지’ 그리고 만보기와 같은 ‘신체활동량 측정기’를 처방하였다. 한 달 후 평가를 해보니 두 사람의 식사량과 신체활동량은 정말로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도 두 사람의 체중은 2kg이나 차이가 났다. 최장수씨의 말이 사실이었던 것이다. 주치의도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같은 양을 먹고 같은 운동을 했다면, 똑같이 체중이 줄어야 할까요?

    주치의가 잊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언제 식사를 하고 언제 운동을 했느냐 입니다. 80kg인 두 사람이 평소 먹는 양보다 하루 200kcal(약 밥 반 공기 정도)를 줄이고 운동량을 200kcal(하루 30분 정도의 운동량) 늘인다고 하면, 이론적으로 한 달이면 30x400=12,000kcal의 열량 소모가 일어나야 합니다. 이것은 대략 1.5kg 정도에 해당하지요. 하지만 실제는 이와 조금 다릅니다.

    아침형 인간이 아닌 최장수 씨는 점심 식사 후 운동을 하였습니다. 아침은 대개 굶고 출근했기 때문에 점심을 충분히 먹고 식사 후 소화도 시킬 겸 30분씩 운동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퇴근 후 저녁을 먹는 생활을 반복하였습니다.

    반면 김서울 씨는 아침형 생활 습관을 갖고 있었습니다. 일어나서 아침운동 후 아침식사를 하고 출근을 하였습니다. 아침을 먹고 출근하기 때문에 점심은 소식을 하고 퇴근 전 가벼운 과일 위주의 간식을 적은 다음 퇴근해서 저녁을 먹는 생활을 반복하였습니다.

     

    두 사람의 차이를 확인하셨나요?

     

     최장수

    김서울 

     오전 6시

     

     운동 30분(-200kcal)

     오전 7시

     

     운동 후 식사 700kcal

     

     

     

     12시

     운동 전 식사 1200kcal

     소식 600kcal

     12시 40분

     운동 30분 (-200kcal)

     

     

     

     

     오후 5시

     

     과일간식 250kcal

     

     

     

     오후 7시

     

     저녁식사 850kcal

     오후 8시

     저녁식사 1200kcal

     

     

     

     

     총합산 칼로리

     2200kcal

     2200kcal

     

    첫째, 운동을 하는 시각이 다릅니다.
    둘째, 식사를 하는 횟수가 다릅니다.
    셋째, 식사를 운동 전과 후, 언제 하느냐가 다릅니다.

     

    이 세 가지 차이로 인하여 똑 같은 양의 운동을 하고 음식을 먹는데도 불구하고 3개월이 지나면 두 사람의 체중은 차이가 나게 되는 것입니다.

    김서울 씨의 경우 공복상태에서 에너지가 거의 고갈된 상태에서 운동을 하기 때문에 지방 연소가 촉진이 되고, 운동을 한 후 식사를 함으로써 근육 형성에 필요한 영양소가 공급됩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점진적으로 지방량이 감소하고 근육량은 유지 또는 증가하게 되는 것이지요.

    최장수 씨는 충분한 영양 공급 상태에서 운동을 하기 때문에 넘쳐나는 포도당과 글리코겐 등의 영양소가 먼저 사용되어, 지방 연소는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운동 후에 영양을 공급하지 않아 근육량이 쉽게 증가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지방량 감소의 가속도가 붙지 않아 체중 감소 효과가 적습니다.

    건강한 체중 감량이란, 근육량은 유지 또는 증가시키면서 신체의 부가적인 지방을 빼는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김서울 씨의 방법이 훨씬 효과적이지요.

     

     

    주치의에게 설명을 들은 최장수씨. “그럼 저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다만 저는 아침형 인간이 아니니까 점심때 운동을 하고 그 후에 식사를 하면 효과적이겠네요?”라고 질문을 했다. 충분히 단식(16시간)한 후 글리코겐을 고갈시키고 운동을 하면 지방 연소에 더 좋지 않냐는 의견으로, 주치의가 보기에도 나름 합리적이었다. 상담 후 최장수 씨는 낮 12시에 운동을 하고 그 후 점심을 먹는 것으로 순서를 바꾸었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최장수 씨도 김서울 씨처럼 체중을 감량할 수 있을까요?

    최장수 씨의 제안은 단순히 운동과 식사 순서만 바꾸는 것이지만, 알고 보면 엄청난 의학적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운동 시에는 에너지 생성을 위해 ATP, creatine phosphate(CP, 인산크레아틴) 시스템, 포도당(glucose), 글리코겐(glycogen), 지방산(fatty acid)를 소모하게 됩니다. 그 이용 과정을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운동시 에너지 대사표




    우리가 운동을 하면 제일 먼저 ATP라는 에너지의 결정체가 사용 됩니다. 순간적이고 폭발적인 힘을 내는 데 필요한 것으로, 100m 전력 달리기를 할 때 사용되는 에너지입니다. 이 ATP는 거의 수초 만에 소실됩니다. 그러면 우리 몸에서는 인산 크레아틴(CP Coupling, creatinine-phosphate) 시스템 에 의해 ATP가 복구되는데 이것도 1분 이내에 없어지게 됩니다. 이는 주로 무산소성 대사를 통하여 소비되고 우리가 100~400m 달리기를 한 다음 힘이 빠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운동을 계속하면 그 다음으로 혈중에 있는 포도당을 사용하는데, 이것도 수분 이내로 소실됩니다. 그리고 나면 몸에 저장된 에너지 덩어리인 글리코겐을 사용하게 됩니다. 글리코겐 이용 과정은 유산소성 대사로 체내에 저장된 글리코겐 양에 따라서 몇 십 분에서 한두 시간까지 지속됩니다.

    운동을 30분 이상 계속하면 점차 지방산(fatty acid)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는데, 체내에는 우리 생각보다 많은 양의 지방이 축적되어 있어 장시간 사용이 가능합니다.

     

    어려운 내용이었는데, 이해가 되셨나요?

    그런데 만약 몸 속에 충분한 양의 포도당과 글리코겐이 있다면 어떨까요? 인체는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이들 영양소를 먼저 사용하고 지방산은 축적합니다. 반대로 몸 속에 포도당과 글리코겐이 부족하면 어떨까요? 지방산을 조금 더 많이 동원해서(mobilization) 에너지로 활용하게 됩니다.

    따라서 최장수 씨의 제안은 ‘맞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장수 씨처럼 15~16시간 동안 식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가용 에너지원인 글리코겐이 많지 않아 조금 더 빨리 지방산의 연소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운동과 식사 tip 1: 지방 연소에 효과적인 운동 시기


    공복 시 운동을 하면 축적된 글리코겐이 적어서 더 많은 지방이 연소될 수 있다. 하지만 가용 에너지원인 글리코겐이 적기 때문에 힘이 넘치는 운동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운동할 때 소위 ‘힘이 많이 부치게’ 됩니다.)

     


     
    운동을 하고 식사를 하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운동 후 영양 섭취에는 크게 두 가지 효과가 있습니다. 하나는 운동 후에 소모된 근육 글리코겐을 재합성하도록 돕는 것이고, 또 하나는 손상된 근육 단백질 합성을 촉진시키는 것입니다.

    1) 글리코겐을 재합성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 보통 운동 30~60분 이내에 빠르게 일어납니다. 운동직후에는 인슐린의 도움없이도 glucose transporter carrier protein-4(포도당 운반단백)라는 단백질에 의해 글리코겐 재합성이 촉진됩니다. 따라서 인슐린이 없어도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2단계: 운동 후 몇 시간 동안 지속되는 단계입니다. 서서히 일어나며 인슐린에 의해 글리코겐 합성이 촉진되는 과정입니다.

    2) 운동 후의 근육단백질 합성은 운동 직후부터 세 시간 정도까지 지속되는데,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함께 섭취하면 합성 과정이 촉진됩니다.


     

    운동과 식사 tip 2: 근육 증가에 효과적인 운동 시기


    운동 후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섭취하면 손상된 근육 단백과 고갈된 글리코겐의 재합성을 촉진시킬 수 있다.
    특히, 운동 후 30~60분 이내에 음식을 먹으면 인슐린의 영향을 적게 받으므로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경우, 혈당 강하 효과를 볼 수 있다.

     

     

     

    운동과 식사의 순서만 바꾸었을 뿐인데, 최장수 씨는 지방연소와 근육량 증가라는 목표를 이루었습니다. 최근에 이를 뒷받침해주는 연구 결과가 방송에서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바로 ‘간헐적 단식’이라는 것인데요. 쉽게 말해서 최장수 씨처럼 일정시간 단식을 하고 운동을 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끝맺으며

     

    운동은 단독으로 하는 것보다 영양 측면에서 적절히 관리, 조절하는 경우 효과가 배가됩니다.
    위의 사례와 같이 운동과 영양이 어떻게 조화되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양지차가 됩니다.
    한편 운동이 좋다고, 영양은 적절히 공급하지 않고 운동만 하면 운동 시 손상된 근육이 복구되지 않아 노화가 촉진됩니다.

     

    운동 없는 영양은 복부둘레만 살찌우며, 영양 없는 운동은 노화만 촉진시키니,
    운동 후 1시간 사이에 먹는 음식이 바로 보약일지라.


     

     

     

    최호천교수최호천 | 가정의학과

    전공분야 : 가정의학, 노인의학, 스포츠의학, 건강증진, 암치료 후 건강관리, 비만

     

    가정의학 및 스포츠의학 전문의로 서울대학교병원 본원과 암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습니다. 환자 맞춤형 운동 처방을 통해 환자의 건강증진 뿐아니라, 몸소 운동을 실천하여 건강보디빌딩 생활체육 지도자와 보디빌딩 선수로 활동하는 [몸짱] 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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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이 운동을 해도 왜 살이 안 빠지나요?
최호천 교수의 운동이야기 2013/03/21

요즘 한강 시민공원에 가보면 날씨가 많이 따뜻해져서 그런지 조깅, 자전거, 인라인 스케이트, 농구, 축구 같은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이 늘었습니다. 다들 운동이 보약(Exercise is Medicine)이라는 말을 알고 있기라도 한 걸까요? 열심히 운동하는 분들 모두 장수를 누릴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건강을 위해 주말마다 조기축구를 하던 ‘최장수’ 씨. 봄이 되니 먹는 양이 늘어, 금방 살이 쪘다. 주말축구로는 부족한 것 같아 매일 운동을 할 수 있는 헬스장을 다니기로 하였다. 마침 함께 조기축구를 하던 김서울 씨도 살을 빼기 위해 헬스를 시작한다고 했다. 170cm, 체중 80kg에 체형도 비슷한 두 사람은 누가 더 살을 많이 빼는지 비교하기로 하고 주치의와 상담 후에 운동량과 식사량을 처방 받았다.

회사가 달라, 운동을 시작하고 한 달 만에야 만난 두 사람. 김서울 씨는 2kg을 감량해 78kg이 되었지만 최장수 씨는 79kg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최장수 씨는 김서울 씨의 운동량과 식사량을 똑같이 실천해 곧 따라잡겠다고 심기일전하였다. 하지만 한 달 뒤 다시 만난 결과, 김서울 씨는 77kg으로 또 1kg이 빠진 반면 최장수 씨는 여전히 79kg을 유지하고 있었다.

 


 

왜 그럴까요?

김서울 씨와 최장수 씨의 운동량, 식사량이 같다면,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요? 처음부터 키와 체중 같은 조건이 달랐던 것도 아닙니다. 물론 김서울 씨가 운동으로 다져진 다부진 체형의 80kg이었다면 감량 속도가 빠를 수도 있지만, 두 사람의 체형은 처음부터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김서울 씨와 최장수 씨처럼, 똑같이 운동을 시작했지만 누구는 체중 감량 속도가 빠르고 누구는 느린 경우가 있습니다.


 

최장수 씨는 김서울 씨 모르게 혼자 주치의를 만나, 두 사람의 운동 및 영양 처방을 비교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주치의의 대답은 ‘똑 같은 운동량과 영양을 처방한 것이 맞다’는 것이었다. “그럴 리가 없어요. 두 달 간 똑같이 운동하고 먹는데 왜 저는 체중이 덜 빠지는 거죠?” 그러자 주치의는 반신반의하며 말했다. “아마 신체활동이 적거나 음식을 많이 드셨겠지요?”

도저히 이해가 안 된 최장수 씨는 다음날 김서울 씨와 함께 상담 요청을 하였다. 주치의는 대화만으로는 이해가 불가능할 것 같아, 두 사람에게 ‘식사일지’ 그리고 만보기와 같은 ‘신체활동량 측정기’를 처방하였다. 한 달 후 평가를 해보니 두 사람의 식사량과 신체활동량은 정말로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도 두 사람의 체중은 2kg이나 차이가 났다. 최장수씨의 말이 사실이었던 것이다. 주치의도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같은 양을 먹고 같은 운동을 했다면, 똑같이 체중이 줄어야 할까요?

주치의가 잊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언제 식사를 하고 언제 운동을 했느냐 입니다. 80kg인 두 사람이 평소 먹는 양보다 하루 200kcal(약 밥 반 공기 정도)를 줄이고 운동량을 200kcal(하루 30분 정도의 운동량) 늘인다고 하면, 이론적으로 한 달이면 30x400=12,000kcal의 열량 소모가 일어나야 합니다. 이것은 대략 1.5kg 정도에 해당하지요. 하지만 실제는 이와 조금 다릅니다.

아침형 인간이 아닌 최장수 씨는 점심 식사 후 운동을 하였습니다. 아침은 대개 굶고 출근했기 때문에 점심을 충분히 먹고 식사 후 소화도 시킬 겸 30분씩 운동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퇴근 후 저녁을 먹는 생활을 반복하였습니다.

반면 김서울 씨는 아침형 생활 습관을 갖고 있었습니다. 일어나서 아침운동 후 아침식사를 하고 출근을 하였습니다. 아침을 먹고 출근하기 때문에 점심은 소식을 하고 퇴근 전 가벼운 과일 위주의 간식을 적은 다음 퇴근해서 저녁을 먹는 생활을 반복하였습니다.

 

두 사람의 차이를 확인하셨나요?

 

 최장수

김서울 

 오전 6시

 

 운동 30분(-200kcal)

 오전 7시

 

 운동 후 식사 700kcal

 

 

 

 12시

 운동 전 식사 1200kcal

 소식 600kcal

 12시 40분

 운동 30분 (-200kcal)

 

 

 

 

 오후 5시

 

 과일간식 250kcal

 

 

 

 오후 7시

 

 저녁식사 850kcal

 오후 8시

 저녁식사 1200kcal

 

 

 

 

 총합산 칼로리

 2200kcal

 2200kcal

 

첫째, 운동을 하는 시각이 다릅니다.
둘째, 식사를 하는 횟수가 다릅니다.
셋째, 식사를 운동 전과 후, 언제 하느냐가 다릅니다.

 

이 세 가지 차이로 인하여 똑 같은 양의 운동을 하고 음식을 먹는데도 불구하고 3개월이 지나면 두 사람의 체중은 차이가 나게 되는 것입니다.

김서울 씨의 경우 공복상태에서 에너지가 거의 고갈된 상태에서 운동을 하기 때문에 지방 연소가 촉진이 되고, 운동을 한 후 식사를 함으로써 근육 형성에 필요한 영양소가 공급됩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점진적으로 지방량이 감소하고 근육량은 유지 또는 증가하게 되는 것이지요.

최장수 씨는 충분한 영양 공급 상태에서 운동을 하기 때문에 넘쳐나는 포도당과 글리코겐 등의 영양소가 먼저 사용되어, 지방 연소는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운동 후에 영양을 공급하지 않아 근육량이 쉽게 증가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지방량 감소의 가속도가 붙지 않아 체중 감소 효과가 적습니다.

건강한 체중 감량이란, 근육량은 유지 또는 증가시키면서 신체의 부가적인 지방을 빼는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김서울 씨의 방법이 훨씬 효과적이지요.

 

 

주치의에게 설명을 들은 최장수씨. “그럼 저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다만 저는 아침형 인간이 아니니까 점심때 운동을 하고 그 후에 식사를 하면 효과적이겠네요?”라고 질문을 했다. 충분히 단식(16시간)한 후 글리코겐을 고갈시키고 운동을 하면 지방 연소에 더 좋지 않냐는 의견으로, 주치의가 보기에도 나름 합리적이었다. 상담 후 최장수 씨는 낮 12시에 운동을 하고 그 후 점심을 먹는 것으로 순서를 바꾸었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최장수 씨도 김서울 씨처럼 체중을 감량할 수 있을까요?

최장수 씨의 제안은 단순히 운동과 식사 순서만 바꾸는 것이지만, 알고 보면 엄청난 의학적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운동 시에는 에너지 생성을 위해 ATP, creatine phosphate(CP, 인산크레아틴) 시스템, 포도당(glucose), 글리코겐(glycogen), 지방산(fatty acid)를 소모하게 됩니다. 그 이용 과정을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운동시 에너지 대사표




우리가 운동을 하면 제일 먼저 ATP라는 에너지의 결정체가 사용 됩니다. 순간적이고 폭발적인 힘을 내는 데 필요한 것으로, 100m 전력 달리기를 할 때 사용되는 에너지입니다. 이 ATP는 거의 수초 만에 소실됩니다. 그러면 우리 몸에서는 인산 크레아틴(CP Coupling, creatinine-phosphate) 시스템 에 의해 ATP가 복구되는데 이것도 1분 이내에 없어지게 됩니다. 이는 주로 무산소성 대사를 통하여 소비되고 우리가 100~400m 달리기를 한 다음 힘이 빠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운동을 계속하면 그 다음으로 혈중에 있는 포도당을 사용하는데, 이것도 수분 이내로 소실됩니다. 그리고 나면 몸에 저장된 에너지 덩어리인 글리코겐을 사용하게 됩니다. 글리코겐 이용 과정은 유산소성 대사로 체내에 저장된 글리코겐 양에 따라서 몇 십 분에서 한두 시간까지 지속됩니다.

운동을 30분 이상 계속하면 점차 지방산(fatty acid)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는데, 체내에는 우리 생각보다 많은 양의 지방이 축적되어 있어 장시간 사용이 가능합니다.

 

어려운 내용이었는데, 이해가 되셨나요?

그런데 만약 몸 속에 충분한 양의 포도당과 글리코겐이 있다면 어떨까요? 인체는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이들 영양소를 먼저 사용하고 지방산은 축적합니다. 반대로 몸 속에 포도당과 글리코겐이 부족하면 어떨까요? 지방산을 조금 더 많이 동원해서(mobilization) 에너지로 활용하게 됩니다.

따라서 최장수 씨의 제안은 ‘맞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장수 씨처럼 15~16시간 동안 식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가용 에너지원인 글리코겐이 많지 않아 조금 더 빨리 지방산의 연소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운동과 식사 tip 1: 지방 연소에 효과적인 운동 시기


공복 시 운동을 하면 축적된 글리코겐이 적어서 더 많은 지방이 연소될 수 있다. 하지만 가용 에너지원인 글리코겐이 적기 때문에 힘이 넘치는 운동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운동할 때 소위 ‘힘이 많이 부치게’ 됩니다.)

 


 
운동을 하고 식사를 하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운동 후 영양 섭취에는 크게 두 가지 효과가 있습니다. 하나는 운동 후에 소모된 근육 글리코겐을 재합성하도록 돕는 것이고, 또 하나는 손상된 근육 단백질 합성을 촉진시키는 것입니다.

1) 글리코겐을 재합성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 보통 운동 30~60분 이내에 빠르게 일어납니다. 운동직후에는 인슐린의 도움없이도 glucose transporter carrier protein-4(포도당 운반단백)라는 단백질에 의해 글리코겐 재합성이 촉진됩니다. 따라서 인슐린이 없어도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2단계: 운동 후 몇 시간 동안 지속되는 단계입니다. 서서히 일어나며 인슐린에 의해 글리코겐 합성이 촉진되는 과정입니다.

2) 운동 후의 근육단백질 합성은 운동 직후부터 세 시간 정도까지 지속되는데,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함께 섭취하면 합성 과정이 촉진됩니다.


 

운동과 식사 tip 2: 근육 증가에 효과적인 운동 시기


운동 후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섭취하면 손상된 근육 단백과 고갈된 글리코겐의 재합성을 촉진시킬 수 있다.
특히, 운동 후 30~60분 이내에 음식을 먹으면 인슐린의 영향을 적게 받으므로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경우, 혈당 강하 효과를 볼 수 있다.

 

 

 

운동과 식사의 순서만 바꾸었을 뿐인데, 최장수 씨는 지방연소와 근육량 증가라는 목표를 이루었습니다. 최근에 이를 뒷받침해주는 연구 결과가 방송에서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바로 ‘간헐적 단식’이라는 것인데요. 쉽게 말해서 최장수 씨처럼 일정시간 단식을 하고 운동을 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끝맺으며

 

운동은 단독으로 하는 것보다 영양 측면에서 적절히 관리, 조절하는 경우 효과가 배가됩니다.
위의 사례와 같이 운동과 영양이 어떻게 조화되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양지차가 됩니다.
한편 운동이 좋다고, 영양은 적절히 공급하지 않고 운동만 하면 운동 시 손상된 근육이 복구되지 않아 노화가 촉진됩니다.

 

운동 없는 영양은 복부둘레만 살찌우며, 영양 없는 운동은 노화만 촉진시키니,
운동 후 1시간 사이에 먹는 음식이 바로 보약일지라.


 

 

 

최호천교수최호천 | 가정의학과

전공분야 : 가정의학, 노인의학, 스포츠의학, 건강증진, 암치료 후 건강관리, 비만

 

가정의학 및 스포츠의학 전문의로 서울대학교병원 본원과 암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습니다. 환자 맞춤형 운동 처방을 통해 환자의 건강증진 뿐아니라, 몸소 운동을 실천하여 건강보디빌딩 생활체육 지도자와 보디빌딩 선수로 활동하는 [몸짱] 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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