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먹을 것이 부족하고 경제력이 좋지 못했던 옛날에는 보기 좋게 나온 배는 부의 상징이요, 인덕이라고까지 재미있게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요즘에는 더 이상 보기 좋은 배가 아니라, 복부비만 내장지방 과다로 위험한 배가 되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은 매년 1%씩 줄고 지방량은 증가합니다. 줄어든 근육의 자리를 지방이 채우게 되어 체중은 그대로인데 팔다리는 가늘어지고 배만 나온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됩니다. 지방에 비해 근육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근감소성 비만이 나이드신 분들에게는 많습니다. 체중이 정상인 분도 근육량이 적고 지방이 많아 근감소성 비만으로 진단받게 됩니다. 이러한 노인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관절염의 위험을 높이며, 다리의 힘이 약하여 운동 균형감각이 떨어져 부상 당하기도 쉬워집니다.
올해 초 키가 170cm정도의 70대 남성이 체중만 줄이면 소원이 없겠다 하시면서 영양상담실을 방문하셨습니다. 40대 중반까지만도 75kg정도였던 체중이 계속 늘어 작년 말에는 90kg까지 나갔던 그분은 “살을 빼려고 세달 전부터 아침은 오전 9시, 점심은 오후 2시에 식사하고 저녁식사는 무조건 안 먹습니다. 자기 전에 텔레비전 보다가 너무 배고프면 사과랑 땅콩이나 한 주먹 먹지요. 그런데도 처음에 3kg 빠지고 더 이상은 안 빠지네요” 라고 하셨습니다. 운동은 전혀 없이 식사는 될 수 있으면 적게 하려고 저녁식사를 거르고 계신 그분께 건강하게 체중을 감량할 수 있도록 교정해 드린 식단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1일 2식의 배부른 식사와 저녁 결식으로 인한 배고픔으로, 불규칙하게 취침 전 간식을 하시던 것을 먼저 3식 식사를 규칙적으로 배부르지 않게 드시고, 오전과 오후에 100칼로리 전후의 건강 간식을 드시도록 하였습니다.
그분은 원래 고기나 생선을 좋아하나 체중 때문에 나물이나 김치반찬 위주로 하는데 힘이 안 나고 체중도 안 빠진다고 고민하셨습니다. 규칙적인 3끼 식사 실천의 다음 단계로 단백질이 충분한 식사를 하시도록 하였습니다. 노화로 인해 줄어든 근육량을 늘리려면 단백질 섭취를 강화하고, 스트레칭, 유산소 운동 및 근력운동을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나이드신 분들의 경우 하루에 단백질은 몸무게에 1.0을 곱한 양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체중이 70kg인 사람은 하루에 단백질을 70g을 섭취합니다. 단백질은 살코기나 생선, 두부, 계란, 콩, 우유나 치즈 등에 풍부합니다. 나물이나 샐러드 등 채소 반찬과 함께 매끼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1-2가지 포함하여 식사합니다.
체중조절을 위해 지방의 비율은 전체 섭취 에너지의 30%이하로 줄이고 섬유질을 늘리도록 합니다. 저녁 식사를 거르고 지방이 많은 땅콩을 한 주먹씩 드시는 것 대신, 땅콩을 줄이고 다양한 식품으로 이루어진 간편한 저녁 식단을 제안하였습니다. 또한 충분한 미네랄 및 비타민 섭취를 위해서 1-2가지 종류의 단조로운 식사보다는 여러 가지 식품을 골고루 선택합니다.
급격한 체중의 변화는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적절한 체중을 목표로 하고 1일 800칼로리 이하의 초저열량 식사는 피합니다. 평소 식사에서 하루 500-700칼로리를 적게 드시면 6개월간 8-10%의 체중이 감소합니다. 운동은 전혀 하지 않고 무조건 식사를 건너뛰게 되면 초기 체중 감량 효과는 있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오히려 근육이 손실되고 체지방은 늘어납니다. 식사는 평생을 지속해야 하는 습관이므로 바람직한 식사 조절과 함께 운동을 병행하며, 체중이 감량 된 후에도 운동은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이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늘어나는 체지방과 줄어드는 근육량을 방치하기보다는 건강한 100세 시대를 향하여 칼로리는 줄이되 영양가 높은 식사와 운동을 즐겁게 합시다.
홍명근 영양사ㅣ임상영양팀
바른 먹거리와 알맞은 영양소 섭취는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임상영양팀 영양사들이 제안하는 올바른 식습관으로 여러분의 식탁을 바꿔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