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건강을 결정하는 최우선 요인
고온다습한 여름, 환경에 잘 적응해야 건강할 수 있다.

6월 중순, 161cm, 56 kg 의 특별한 질병 없는 50세 전문직 여성이 제주도 여행시 생겼던 종아리 통증에 대해 물었습니다. 환자는 제주도에 도착한 2 시간쯤 뒤부터 다리가 아프기 시작했고, 낮잠을 포함해 10시간이나 잠을 잤지만, 종아리 통증도 계속 되었고 몸도 찌뿌둥한 상태가 지속되었다며, 몸에 이상이 있어 생기는 증상인지 불안해 했습니다. 숨쉬기도 조금 답답했는데, 날이 덥고 원래 혈압이 낮아 그런 것으로 생각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서울에 도착해 날씨가 쾌적해 숨쉬기가 편안해지자, 얼마 안 있어 종아리 통증은 씻은듯이 없어졌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이 드신 분들이 과로했을 때 종종 일시적인 종아리나 정강이, 발목 통증을 호소하시지만, 50대 초반 사무직 여성이 심한 운동을 갑자기 한 경우가 아니라면 종아리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렇다면 갑작스럽게 종아리 통증이 생겼다가 자연스럽게 없어진 것은 왜일까요?
이이 분의 증상은 서울과 제주도 환경 차이에 따른 몸의 반응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제주도 기온은 서울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안개가 잔뜩 낀 상태의 바닷가 대기 중에는 미세먼지나 오염 물질 농도가 서울보다 훨씬 높은 상태였던 것입니다. 폐기능이 썩 좋지 않았던 환자의 몸은 자동적으로 오염물질 농도가 높은 환경에 노출된 순간, 나쁜 물질이 몸 속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방어모드로 전환되면서, 기관지 및 전신 혈관이 좁아져, 특히 몸의 가장 말초에 속하는 다리 쪽에 통증이 생겼던 것이지요. 그와 함께 심장 부하가 늘고 전신 장기의 기능이 조금씩 떨어져, 잠을 통해 몸을 회복하는데도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면서 수면 시간이 길어졌던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 몸은 주변 환경 변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무의식적으로 자연스럽게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적응해 그에 따른 반응을 나타냅니다.
사는 날까지 몸과 마음의 여유를 지니고 건강하게 사는데 먹고, 움직이고 스스로의 감정을 잘 다스리는 것 뿐 아니라 기후와 주변 환경의 변화가 우선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누구나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겠지만, 특히 노약자와 만성 질환자, 특정 장기 기능에 이상이 있는 분들에게는 이런 변화가 심혈관 및 말초혈관 이상 같은 결정적인 문제를 일으키기 쉽습니다. 무더위에 식욕이 떨어져도 제철 과일과 수분을 고루 챙기고,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감정을 잘 다스리는 건강관리의 근본에 충실해야 고온 다습한 환경 자체로 몸의 부담이 증가하는 여름을 건강하게 날 수 있습니다.
박민선 | 가정의학과
전공분야 : 가정의학, 건강증진의학, 외국인진료, 노화방지, 영양, 비만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가정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하버드 보건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하고 환경역학연구원으로 일했습니다. 현재 서울대학교병원 건강증진센터와 가정의학과에서 환자를 진료합니다. 최근까지 MBC [라디오 닥터스]를 통해 건강한 아침을 알렸고, 현재 서울신문 [1분건강]으로 국민들의 일일건강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오일혁명 놀라운 지방이야기><영양치료와 건강기능식품><영양치료 가이드><건강 100세 따라하기>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