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세 여성이 최근 식욕 저하로 인해 식사를 잘 못하게 됐으며, 일을 할 때도 집중력이 떨어지고 월경도 불규칙해졌다고 했습니다. 바쁜 일상 때문에 식사를 제때 하지 못하던 환자는 배가 고파져 음식을 먹으려 해도 오히려 평상시의 반밖에 먹지 못했습니다. 또한 그마저도 소화가 잘 되지 않아 다음날 집중력과 판단력이 필요한 중요한 행사를 잘 수행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때가 지나 식사를 하면 배가 고파 더 많이 먹을 수 있을 텐데 오히려 일찍 포만감이 생겨 제대로 먹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식욕은 생존을 위한 생리적 욕구이지만 시각·청각·후각·촉각·미각, 즉 오감(五感)이 함께 작용하게 됩니다. 보글보글 끓는 소리에 침에 나오거나, 색이 예쁜 음식을 보면 식욕이 동해 더 많이 먹는 것이 그 예입니다. 그런데 제때 식사를 못하면 힘이 떨어져 맛을 잘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이와 함께 식욕, 소화력이 모두 떨어져 오히려 평상시보다 먹는 양이 줄고 소화도 어려워지지요. 우리 몸은 합목적적으로 만들어져 있어 평소 음식이 들어오던 때가 되면 음식을 소화시켜서 온 장기로 보낼 준비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때가 지나면 소화액이 장기를 손상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준비를 멈추게 됩니다. 체력이 약한 사람이 시간을 놓쳐 식사를 하게 되면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어 식사량이 줄고 소화시키는 것도 힘들어져 몸이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게 되지요. 따라서 오전에 집중력, 판단력을 요하는 힘든 일정이 있을 때에는 당일 아침 식사뿐 아니라 전날 저녁 식사를 제때에 충분히 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감각과 식욕, 소화력을 유지할 힘이 생겨, 아침 식사를 적절히 하고 일정을 잘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단순히 체력 문제라면 힘이 떨어지는 노년기에만 이런 현상이 나타나야 할 텐데, 젊은이에게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왜일까요?
요즈음 많은 젊은이들이 몸매에 대한 관심 때문에 지나치게 적게 먹거나 바쁜 일상 속에서 간단히 과자나 빵으로 허기만 때웁니다. 이런 경우, 위 환자와 같이 소화기뿐 아니라 생식 기능에도 이상이 생기게 됩니다.
화학비료를 주면 일시적으로는 생산성이 높아지지만 장기적으로는 땅이 척박해지는 것과 같이, 과자로 허기만 때우면 결국 온 몸의 장기가 손상됩니다. 아무리 젊더라도 허기만 때우는 방식으로 식사를 하면 신체 장기가 원활하게 기능하지 못해 탈모·어지럼증이 생기는 것은 물론, 건강한 2세를 만드는 일도 어렵게 됩니다.
몸은 우리가 해 준 그대로를 반영합니다. 내 몸, 내 상황에 맞춰 규칙적으로 음식을 섭취해야 몸도 내가 원하는 일을 잘 해내도록 도와줄 수 있겠지요?

박민선 | 가정의학과
전공분야 : 가정의학, 건강증진의학, 외국인진료, 노화방지, 영양, 비만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가정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하버드 보건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하고 환경역학연구원으로 일했습니다. 현재 서울대학교병원 건강증진센터와 가정의학과에서 환자를 진료합니다. 최근까지 MBC [라디오 닥터스]를 통해 건강한 아침을 알렸고, 현재 서울신문 [1분건강]으로 국민들의 일일건강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오일혁명 놀라운 지방이야기><영양치료와 건강기능식품><영양치
료 가이드><건강 100세 따라하기>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