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적으로 정기검진을 받던55세 남성이 최근 주체할 수 없는 피로감에 퇴근 후 저녁 밥만 먹으면 밤 9시경부터 잠에 곯아 떨어져 새벽 4-5시경 일어난다고 했습니다. 최근 새로운 부서로 발령받아 적응하느라 스트레스를 받기는 했지만 식사도 규칙적으로 하고 이전에 비해 좀 더 운동을 하는 등 먹고 움직이는 것은 잘 지킨 것 같다며 별도의 검사를 원했습니다.
이 분의 피로감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평상시 하던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정도로 에너지가 떨어지는 상태를 흔히 ‘피로’라고 합니다. 피로가 심해지는 증상의 대부분은 감정적인 스트레스, 영양이나 운동 부족, 지나친 과로가 원인이 됩니다. 그 밖에 다양한 약물의 부작용으로 졸음, 피로감이 유발될 수도 있겠지요.
부서를 옮기거나 외부로부터 스트레스를 일으킬 만한 환경 변화를 겪게 되면 이에 적응하기 위해 체내에서 소모하는 에너지가 늘게 됩니다. 몸은 과로로 쉬고 싶어 하는데 일을 해야 한다는 대뇌의 판단으로 뇌와 몸이 갈등하면서 온 몸 혈관과 근육이 수축하고 장기가 제 기능을 못하게 되면서 평상시보다 피로감을 더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특정한 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머리 속을 점령하고 있을 때는 똑같은 시간을 일에 투자한다고 하더라도 주의력과 집중력이 떨어져 수행 능력이 50% 이상 떨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반면 단순히 환절기나 환경의 변화에 따른 적응 반응으로 에너지 소모가 늘어 피로한 경우는 이 환자와 마찬가지로 잠이 늘기는 하지만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개운한 느낌이 드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환자의 경우, 주변 환경 및 계절의 변화로 에너지 소모가 늘어 휴식이 필요한 시기에 피로감을 없애고자 운동량을 늘인 것이 환자의 피로감을 더 가속화시킨 것이지요. 먹고 움직이는 활동의 균형을 맞추는 데 있어 쉽게 간과되고 있는 중요한 원칙은 평상시보다 신체적·정신적 활동이 늘면 남성은 적어도 200-300 kcal, 여성은 100-200 kcal 정도 음식 섭취를 늘려야 장기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외부 스트레스뿐 아니라 틈만 나면 일을 하는 ‘일 중독’의 경우도 심한 피로감을 유발합니다. 나이듦에 따라 일년 전이나 한달 전 자연스럽게 하던 일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생기는 것도 나이듦을 잊고 과로를 하는 습관 탓입니다. 이 때는 규칙적인 간격으로 휴식을 늘려 주어야 피로감 없이 일을 잘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방법으로 2-3주간 생활습관을 교정해 보아도 이해할 수 없는 피로감이 지속될 때는 건강기능식품이나 몸에 좋은 약을 찾기 이전에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아야 합니다.
전공분야 : 가정의학, 건강증진의학, 외국인진료, 노화방지, 영양, 비만
서울대학교병원 건강증진센터와 가정의학과에서 환자를 진료합니다. 최근까지 MBC [라디오 닥터스]를 통해 건강한 아침을 알렸고, 현재 서울신문 [1분건강]으로 국민들의 일일건강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오일혁명 놀라운 지방이야기><영양치료와 건강기능식품><영양치료 가이드><건강 100세 따라하기>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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