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합이란 결혼할 남녀의 생년월일시를 오행에 맞추어 보아 부부로서의 길흉을 예측하는 점을 말합니다. 살다 보면 어디에서든지 궁합이 잘 맞아 쉽게 친해지며 편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특별한 이유도 없이 불편하고 힘든 사람이 있습니다. 이처럼 음식 속 영양소에도 궁합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우리 몸에 필요한 많은 영양소들은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작용합니다. 사람 간의 궁합이 그렇듯이, 식탁에 오르는 음식 간의 궁합도 잘 맞는 게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영양소간의 궁합이 잘 맞을 때는 하나의 영양소가 다른 영양소를 활성화시키거나 흡수를 높이며 상승 작용을 하여 약이 됩니다. 반대로 영양소 간의 궁합이 맞지 않을 때는 한쪽이 다른 쪽의 영양소를 파괴하거나 영양소들 간에 경쟁이 일어나 흡수를 방해하여 독이 되기도 합니다.


[약이 되는 영양소 궁합]

약이 되는 영양소 궁합은 각각의 영양소를 따로 먹는 것보다 함께 먹을 때에 더 좋은 경우를 말합니다. 이 때는 과잉인 영양소는 배출하고 부족한 영양소의 흡수는 높이며 상호 보완해줍니다.

예로 된장 찌개를 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밥과 어울려 즐겨먹는 된장찌개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훌륭한 발효식품이지만 나트륨이 많은 문제점이 있습니다. 나트륨의 과잉 섭취는 고혈압과 부종뿐만 아니라 위암 및 위궤양의 발병률을 증가시킵니다. 하지만 된장찌개에 부추나 달래 같은 푸른 채소를 넣어 먹으면 좀더 건강한 식단이 됩니다. 왜냐하면 생과일, 푸른 채소, 감자 같은 음식에 풍부한 칼륨이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해 주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나트륨과 칼륨은 함께 할 때 잘 맞아 약이 되는 영양소 궁합입니다.

표1) 약이 되는 영양소 궁합

[독이 될 수 있는 영양소 궁합]

독이 될 수 있는 영양소 궁합은 함께 먹으면 한쪽이 다른 한쪽의 영양소를 파괴하거나 체내 흡수를 방해하여 같이 먹을수록 오히려 효능이 줄어드는 경우를 말합니다.

예로 칼슘과 인의 관계가 그렇습니다. 밥과 반찬 위주의 한식을 먹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부족한 대표적인 영양소인 칼슘이 인과 만나면 인산 칼슘이라는 물질이 체내에 생성되는데, 이는 몸에 흡수되지 않고 물에 녹지 않아 결석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칼슘이 풍부한 치즈와 인이 풍부한 땅콩을 함께 먹으면 치즈 속의 칼슘이 땅콩의 인과 만나 영양소가 제대로 흡수되지 않게 됩니다. 칼슘의 흡수, 체내 요구량, 대사 등을 방해하여 칼슘과 함께 할 때 독이 될 수 있는 영양소에는 탄산음료에 많은 인산 이외에 차와 커피에 풍부한 탄닌, 곡물과 견과류 등에 풍부한 피틴산, 시금치에 풍부한 옥살산, 카페인 등이 있습니다.

표2) 독이 될 수 있는 영양소 궁합

[영양소 궁합보다 더 중요한 것]

“밥이 보약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최근에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만큼 영양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인터넷과 텔레비전, 라디오에서는 매일 같이 “이 음식은 어디에 좋고, 저 음식은 어디에 좋다” 등 하는 말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좋다고 하는 음식들이 너무 많아 혼란스러울 지경입니다. 이제는 이런 ‘몸에 좋은’ 음식들을 무작정 먹는 것보다는 무엇과 함께 어떻게 먹느냐 까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일례로 당근과 오이는 함께 먹으면 좋지 않다는 말이 있습니다. 당근 속의 비타민 C 분해 효소인 아스코르비나아제가 오이의 비타민 C를 파괴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영양소 궁합보다 더 중요한 것은 건강한 식사의 기본을 지키는 것입니다. 1일 3끼 균형 잡힌 식사를 규칙적으로 챙겨먹는 것은 건강의 기본입니다. 이 기본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무엇과 무엇을 같이 먹고 안 먹고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먼저 기본을 지키고, 여기에 영양소 궁합까지 생각한다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홍명근ㅣ임상영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