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소화기내과의로서, 췌장/담도암센터에서 췌장암 및 담도계암이 의심되는 환자를 위해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각종 검사를 통해 수술가능 여부를 판정하여 치료 방침을 수립합니다.

췌장암 및 담도계암은 황달이 흔히 동반되므로 황달의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담도내시경을 통해 조직 생검을 하거나,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하여 황달을 치료하기도 합니다. 또한 췌장암의 경우 내시경초음파를 이용해 조직 생검을 시행해 수술이 가능하다고 판정되면 외과에 의뢰를 하여 빠른 시일 내에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암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환자에게는 재발 방지를 위해 방사선 치료 또는 항암치료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 및 담도계암 환자는 가장 알맞은 항암제를 선택하여 항암치료를 하며,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합병증 및 통증 등에 대한 보조적 치료를 시행합니다.

처음 의과대학에 진학한 이유는 아픈 환자, 특히 암으로 고통 받는 환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어서였습니다. 의대에 들어온 후에는 우리나라에서 흔한 암인 위암, 간암, 대장암을 치료하는 소화기내과를 선택하였습니다.

소화기 내과 전공의 및 전임의 과정을 이수하는 과정에서 췌장암이 암종 중에서 가장 예후가 나쁘고 치료 방법의 발전이 더디며 전문의, 특히 소화기내과 의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최종적으로 췌장암, 담낭암 및 담도계암을 전공으로 선택하였습니다.

담도암계 및 췌장암 환자의 경우, 황달 치료와 항암 치료가 특히 중요합니다. 황달치료는 최선의 수술 치료를 위해 그리고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가 항암치료를 받기 위해 꼭 필요합니다.

따라서 진료에 있어 췌담도내시경으로 황달을 치료해 수술에 문제가 없도록 만들고 수술 후 항암치료를 시행하며,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에게 췌담도내시경을 통해 황달을 치료함과 동시에 항암치료를 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한 암 말기에는 황달이 다시 생기고 암으로 인한 통증이 심해지는 등 각종 합병증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런 합병증을 치료하여 환자의 고통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즉, 췌장암 및 담도계암의 조기 진단부터 항암 치료 뿐만 아니라 말기 보존적 치료까지 담당을 하고 있습니다.

연구 분야에서는 췌장암 및 담도계암의 조기진단을 위한 새로운 분자생물학적 표지자, 즉 피 한 방울로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췌장암 치료 신약을 개발하는 기초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임상 분야에서는 췌장암 및 담도계암 환자에서  폐쇄성 황달 치료를 위한 금속 스텐트 삽입술에 관한 논문으로 내시경 분야 최고 학술지인 Gastrointest Endosc에 3편의 논문을 발표하였습니다. 이 중 1편은 소화기학 최고 교과서라 불리는 Sleisenger and Fordtran's Gastrointestinal and Liver Disease 9판에 참고문헌으로 인용되었습니다.

연구 분야에서는 췌장암을 혈액으로 진단하는 새로운 방법에 관한 논문을 췌장암 전문 학술지인 Pancreas에 최근에 발표하였고, 췌장암 동물모델을 이용하여 Apigenin이라는 천연물질이 췌장암에 효과가 있음을 Cancer Letter에 발표하였습니다.  

환자분들이 주로 물으시는 질문과 제 답변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췌장암 및 담도계암 수술을 하면 완치가 가능합니까?

조기에 발견되면 완치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기가 아닌 경우에는 재발 가능성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수술 후 항암치료 또는 방사선 치료로 재발률을 현저히 낮출 수 있으니 의료진을 믿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 또는 담도계암 환자에서 항암치료를 받아도 완치가 안 된다는데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지요?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가 받는 항암치료는 사실 완치를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항암치료는 생명을 연장시키는 효과뿐만 아니라, 치료를 안 받았을 때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합병증을 최소화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항암치료의 독성을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환자도 많은데, 최근의 항암제는 과거와 달리 독성이 매우 적어서 80대 환자가 항암치료를 받아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항암제의 반응 정도에 따라 생존기간의 연장은 환자마다 다양합니다. 그러므로 치료를 포기하거나 검증이 안된 민간요법을 받는 것보다는 의학적으로 입증된 최선의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진통제를 먹으면 암치료에 방해가 되는지요?

상당수의 암 환자가 통증이 있어도 의사에게 표현하지 않거나, 진통제를 처방 받아도 중독되거나 암 치료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약을 먹지 않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하지만 췌장암 환자의 암성 통증은 매우 심하며, 통증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을 주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된 요인이 됩니다. 암 환자에게 사용되는 진통제는 비마약성에서 마약성까지 다양하며 환자의 통증 정도에 따라 알맞게 처방되므로 약물 중독의 위험성은 없습니다. 또한 항암치료에 방해가 되는 일도 없습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통증 조절을 하는 것은 암과 싸워나가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갑작스러운 황달로 본원에 방문한 환자분이었습니다. 담도내시경을 시행해 황달 치료를 했는데, 담관암으로 판정되어 수술을 위해 외과 의뢰를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전이 소견이 없어 황달을 치료하고 2-3주 후 수술을 위해 입원했습니다. 그런데 수술 전 각종 정밀 검사를 한 결과, 담관암의 간 전이로 판명되었습니다.

환자는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실망했지만, 제 설득에 따라 항암치료를 시작했습니다. 항암치료 6개월 후 MRI 검사에서 간 전이 소견이 관찰되지 않아 수술을 받았으며, 수술 소견에서도 간 전이 소견은 없었습니다. 현재 수술 후 1년이 지났으며 재발의 증거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의사를 믿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했기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암이 걸렸다고 실망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술이 유일한 완치 방법이므로 수술이 가능한 상태라면 수술을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라도, 자포자기하거나 검증이 안된 민간요법을 받아서는 안됩니다. 본인의 상태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전문의를 찾아서 최적의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